"금고법도 모르면서 악의적인 흠집 내기다".
이사장 임기 1년 7개월을 남겨두고 지난달 15일 돌연 사퇴하며 구미 도량새마을금고 상근감사에 선출된 김장수 전 이사장의 꼼수 연임 의혹이 제기 된 가운데 김 전 이사장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량새마을금고는 지난 5일 제63차 임시총회를 열고 김성일 상무를 이사장에, 김장수 전 이사장을 상근감사 및 도량새마을금고 실버 종합복지관(가칭) 추진위원장으로 선출, 김동회 전무는 상근이사로 선임했다.
김장수 전 이사장은 3선 임기 중 중도 사퇴한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상근감사로 선출돼 꼼수 연임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김 전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상근감사로 선출된 배경을 꼼수 이사장 연임을 위한 사임이라는 시각이다.
전국 새마을금고 중 일부 지점에서는 이사장이 장기집권을 위해 임기 만료 전 이사장을 그만두고 대리인을 내세운 후 재출마하는 일명 `꼼수 연임`이 이어지고 있다. 도량새마을금고 김 전 이사장을 겨냥한 곱지않은 시선이 거론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장수 전 이사장은 "지금껏 경쟁자 없이 지역 내 민심으로 선거 한 번 안 치르고 3선까지 왔다. 이사장 사퇴 후 박수 받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며 황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고 이사장 중에서 자기한테 문제가 없으면서 후임자에게 넘겨주는 경우를 못 봤다. 금고법 시행 전 대의원제로 해야 직원들한테 유리하고 사실 직원들이 금고를 내 것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해서 고심 끝에 3선 임기 중 중도 사퇴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고 내부에서 업무를 잘 알고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직원에게 이사장직을 물려주고 싶어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사퇴를 했다는 김 전 이사장은 "(이사장 사직으로)박수 받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구설수에 오를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몸무게가 7㎏이나 빠졌다. 주위에서 좋은 꽃길 놔두고 왜 가시밭길로 가려 하느냐고 말들 하는데 향후 이사장 출마는 절대 안 할 것이고 금고법으로 인해 할 수도 없다"며 "도량새마을금고 실버 종합복지관(가칭) 추진에 집중하고 금고 상근감사로서 금고 운영에 도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사장 편법 연임을 방지하기 위한 금고법을 지난 3월 개정한 바 있으며 오는 14일부터 시행한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임기 만료일 기준으로 2년 내 사임은 임기를 다 채운 것으로 보기 때문에 김장수 전 이사장은 금고법상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명확히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의 사퇴를 두고 금고법 시행 전 꼼수 연임 의혹이라는 일각의 목소리와 함께 김 전 이사장이 금고를 향한 관심과 사랑, 후임자 배려 차원의 사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익명을 요구한 타 금고 관계자는 "장기간 근무한 직원 출신이 이사장을 하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 좋은 점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금고의 성장·발전에는 사업 경험과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혁신과 시대변화의 흐름에 맞는 과감한 고객 발굴 및 동기부여를 제공해 금고 성장발전에 도움이 되고 덕망이 있으며 자기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본 사람이 금고 발전을 이끌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중 일각에서는 도량새마을금고는 김성일 전 상무가 이사장에 당선돼 11년간 이사장을 해 온 상근감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김장수 전 이사장이 상근감사임에도 불구하고 금고 운영 전반에 상왕노릇을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구미지역 내 금고 이사장 중 최연소인 김성일(54) 신임 도량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김장수 전 이사장이 이뤄놓은 도량새마을금고를 32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정되고 튼튼하게 운영해 회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량새마을금고는 지난 1971년 2월 10일 설립돼 총자산 6657억6970만5000원(2023년 9월 기준)으로 11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박의분 기자ub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