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 축구대회인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의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대회 주요 경기장 중 하나인 경주 황성축구공원의 인조잔디 상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는 잔디 자체보다 폭염으로 인해 녹아 덩어리진 인조잔디 보충제(충진재)다. 운동화나 축구화에 들러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이 끈적해 미끄럼 및 부상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4·5·6구장은 인조잔디 구장으로 각각 지난 2016년(5·6구장)과 2020년(4구장)에 교체됐다.
공공체육시설 기준 교체 주기(6~8년)로 보면 일부 구장은 아직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잔디가 닳아 고무 보충제가 드러나 있는데 날이 더워지면 그게 녹아서 신발에 달라붙는다"며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불쾌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충제가 덩어리져 표면이 고르지 않고 접지 불안정으로 인해 부상을 입는 사례도 알려지고 있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최근 3년간 잔디 보수 및 충진재 보충 작업을 했다고 밝혔으나 반복되는 폭염 속 보충재의 변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내년 예산에 인조잔디 교체 사업이 반영돼 추진 예정이지만 정작 대회는 이달 말에 열린다. 수천명의 어린이 선수가 참가하는 화랑대기를 앞두고 지금 당장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는 AI 생중계로 전국에 중계될 예정이다. 그런데 화면 속 경기장의 바닥이 삐뚤빼뚤하고 선수들이 미끄러지는 모습이 잡힌다면 그 피해는 경기력이나 이미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경주`라는 도시 전체의 신뢰에도 상처가 될 수 있다.
주낙영 시장이 "화랑대기를 100년 가는 대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바 있다. 그렇다면 그 첫걸음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아이들이 안심하고 뛸 수 있는 안전한 경기장`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