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코로나19 등급을 4급으로 전환하고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유행 초기 에볼라 바이러스, 탄저 같은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다 지난해 4월 홍역, 수두와 같은 2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4급 감염병엔 인플루엔자(독감), 노로바이러스, 수족구병 등이 있다.
이제 코로나19도 독감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의미다. 다만 유행이 안정화될 때까지 위기단계는 `경계`로 유지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정상 가동되며 감염병 재난 대응을 이어간다.
중수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및 2단계 조치 시행안`을 23일 발표했다. 코로나19는 국내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2020년 1월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해 4월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오는 31일부터는 4급 감염병으로 관리된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6월 4주차부터 7주 연속 증가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한 풀 꺾이고 유행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달 둘째주 하루 평균 4만9893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확진자 수는 셋째주 4만1698명으로 급감했다. 치명률도 계절인플루엔자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수본은 오는 9월 중순까지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3만명대로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 겸 방대본 본부장은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집계를 중단하고 일반의료체계에서 관리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목표를 전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다른 국가들에선 2주나 4주에 한 번꼴로 WHO에 확진자 보고를 하고 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확진자 수가 전 세계의 85.6%를 차지하는 등 통계 착시가 발생해 코로나19 유행국으로 오해받을 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마스크 착용은 지금처럼 유지된다. 중수본은 고위험군 보호조치를 지속키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내에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현재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방역상황을 지켜본 뒤 권고 전환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선제 검사도 지속한다. 의료기관 입원환자, 간병인 및 보호자, 종사자는 필요시 선제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중수본은 건강보험 급여를 지원하고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유지하면서 강력한 권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별진료소에선 고위험군과 감염 취약군에 한해 검사를 진행한다. 일반인들이 자가 검사 키트를 가지고 가도 PCR 검사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환자들의 의료기관 출입은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의료기관 입원환자도 예방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외출·외박이 허용된다. 다만 대면 면회시 면회예약제, 면회객 사전음성 확인 등은 권고 사항으로 유지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비 지원은 축소된다. 현재 외래에서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신속항원검사(RAT)는 만 60세 이상, 12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먹는 치료제 대상군에게만 건강보험 급여 50%가 지원된다. 이는 현재 `경계`로 유지되고 있는 위기단계가 `주의`로 낮춰질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응급실·중환자실 입원 환자도 앞으로는 검사비 절반을 내야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PCR검사도 외래일 경우 유증상자 모두 30~60%만 부담하면 됐지만 이젠 먹는 치료제 대상군만 지원받을 수 있다. 입원 환자에 대한 PCR·RAT 검사도 먹는 치료제 대상군, 고위험 입원환자, 응급실·중환자실 입원환자에게만 20~50% 지원된다.
백신 접종은 연 1회 무료로 지원된다. 면역 저하자는 연 2회 맞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중수본은 오는 10월 중 겨울철 대비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접종 권고 대상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이며 12세 이상이면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