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 속에 정부가 지난 21일부터 사적 모임 제한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확대했다.  코로나 확산세는 아직 진정될 기미가 없어 보이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조가 지속하는 데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 2만 866명, 경북 2만 786명이다.  대구는 어제 만명대로 재진입한데 이어 하루 만에 확진자수가 2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3명 나왔다.  경북도 포항 4262명, 구미 3414명 등 23개 전 시·군에서 2만명 넘는 확진자와 사망자 17명이 발생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중인 환자는 대구 12만2000여 명, 경북 8만5000여명이고 위중증 환자는 대구 221명, 경북 43명이다.  경북에서는 최근 1주일간 국내 감염 기준 10만6095명이 확진돼 하루 평균 1만5156명을 기록했다. 현재 도내 중증 환자 치료 병상 가동률은 53%이며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7만6132명에 달한다.  지난 16일 대구, 경북에서 4만명이 넘는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나흘째 각각 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69만 5000여명, 대구 경북 전체 인구의 14%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완화하면서도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11시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큰 폭으로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유행 상황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잠시 주춤하던 코로나19 감염증이 재확산 조짐을 보인다며 섣부르게 방역 조치를 풀면 안 된다는 경고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국가가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하고 있는 점을 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코로나의 기세가 이처럼 맹렬한데도 우리 사회 전반의 경각심은 오히려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독성이 그리 강하지 않아 감염되더라도 며칠 푹 쉬면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방역 당국도 한몫했다.  정부는 최근 방역 패스를 중단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등 예방보다 치료에 방점을 둔 방역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방역 관계자들부터 `오미크론은 독감 수준`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국민들 역시 긴장감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  가공할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을 막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정책 전환 과정의 메시지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오미크론 유행 축소와 의료 체계 여력 등을 확인하면서 지역 상황에 맞게 거리두기를 점차 완화해 나갈 계획이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정점을 다음 주쯤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사적 모임 완화가 위중증 환자를 폭증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할 일은 피해 최소화다.  의료 현장 일각에선 관리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 조치의 변화가 확산세를 부추기는 악재로 등장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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