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가득자연의 일부인 돌맹이가 서로애개 어깨를 내주며 쌓인 모습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다. 하나하나의 작은 돌이 예술의 힘을 얻어 생명으로 재 탄생했다.
◇ 기대는 형태를 삶이라 부른다
알천갤러리 공유 프로젝트 `첫번째 주자`로 박종연(27) 작가의 `여리고 단단한`전이 22일 개막했다.
오는 4월 3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오브제, 드로잉, 사진, 텍스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숙한 자연물과 익숙한 형태에 대해 시적 경험과 새로운 체험방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경주에서 태어나 20세에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프랑스 리옹국립예술학교를 졸업한 재원이다. 작가는 실험적 예술정신을 바탕으로 여리고 단단한 우리가 자연물, 시간, 공간 관심의 공존과 공생하는 순간을 통해 사소함, 작은 것, 일상 속으로부터 발견했다.
시적 순간과 그것을 지각하며 기대는 형태로의 삶에서 우리는 서로 관찰하고 바라보고 들여다봄으로써 누구에게 혹은 무엇에게 조금 더 사려 깊고 서로를 이해하는 존재의 순간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 평온한 조각
전시장을 천천히 둘러보면 색연필로 휙 그은 점들에서도 생명의 숨소리가 고요속에서 들리는 듯 하다.
전시공간은 단단하고 여린 문장으로 정독을 하듯 찬찬히 살피게 된다.
박 작가는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자 자연에 기대어, 자연을 딛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살아간다"라며 "그러나 언택트 생활속에서 직접 귀로 듣던 소리, 눈으로 보던 얼굴이나 바깥의 풍경 등 실재와 멀어지는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더 이상 언택트의 그림자 속에 머물지 않고 고립과 단절의 결핍에서부터 벗어나 자연과의 공존, 함께 하고 기대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에 대한 탐구로 나아고자 한다"고 말했다.
감어인(鑑於人)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비춰보라는 말이다. 자연이야 말로 사람의 모습을 비춰보는 가장 훌륭한 거울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박종연 작가의 전시회를 통해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희동 기자press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