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오전 8시 43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자칫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와 같은 비극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420여명의 승객이 선로를 따라 긴급 대피하며 다행히 큰 인명 피해 없이 사고가 수습되었다.
이번 사고가 조기에 수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특히 주목할 점은 평소 반복된 소방교육과 훈련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점이다.
열차에서 불이 나자 승객들은 즉시 비상통화장치로 기관사에게 상황을 알렸고 비상개폐장치를 이용해 열차 문을 개방했다. 일부 승객들은 벽면의 소화기를 꺼내 초기 진화에 나섰고 뒤이어 기관사도 화재 진압에 합류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침착한 초동 대처는 불길 확산을 막고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 의식과 지속적인 소방안전교육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지하철 화재 외에도 소방안전교육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화재를 아파트 관계자가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압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프라이팬에서 시작된 불길이 주방 후드까지 옮겨붙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관계자는 평소 교육에서 익힌 대로 침착하게 대응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
대형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평소 우리가 얼마나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준비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개인이 소화기 위치를 알고 사용법을 익히는 것, 비상 대피로를 숙지하는 것, 위험 상황에서 침착하게 119에 신고하고 초기 진압을 시도하는 것 등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
대구 수성소방서 역시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능동적으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참여 중심적인 소방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다중이용시설과 공동주택의 관계자 대상 교육을 내실화해 초기 대응 능력을 높이고 온라인 콘텐츠 및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실질적인 재난 대응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안전은 특정기관, 전문가만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관심과 참여로 완성되는 공동의 가치이다.
작은 실천과 관심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듯이 우리 모두가 생활 속에서 안전 수칙을 지키고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 더욱 안전하고 재난에 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