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0일 오후 대구·경북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일정으로 경주 표암재를 방문했다.  표암재에서 고유제를 올린 뒤 기자들을 만난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다 가려봤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통해 몸통은 그대로 놔두고 수천억원의 돈이 어디로 갔는지 (검찰이) 왜 제대로 조사를 안 하냐"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안타까운 일이다. 명복을 빈다"며 "수사라고 하는 게 정말 성역 없이 필요한 부분을 다 했으면 좋겠는데 진짜 큰 혐의점은 놔두고 자꾸 주변만 문제 삼다가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엉뚱한 데를 자꾸 건드려서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냐는 아쉬움이 있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금 대한민국 경제, 민생이 너무 어렵다"며 이달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우리 국민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앞으로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곧바로 여야 협상에 나서 이번 임시회를 소집해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 삶과 경제, 민생에 여야가 어디있고 진보, 보수가 어디있고, 지역이 어디있겠냐"고 강조했다.  이어 "바로 지금부터라도 100조원 지원 얘기가 이미 야당에서 나왔으니 `나중에 내가 당선되면 그때가서 하겠다`, `선거 끝나면 하겠다`, 이렇게 공수표를 남발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나중에 뭘 하겠다는 말이야 하늘의 별인들 못 따주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100조원 예산 지원을 제안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이번 100조원 지원사업이 국민의힘, 그리고 윤석열 선대위의 진심이 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한다"며 "이분들이 실제 지원할 생각이 없으면서 빈말로 표를 얻기 위해 하는 그야말로 빌공(空)자의 공약 아니겠냐는 의심을 조금 한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임시회도 열고 여야 협의도 해서 이미 말씀하신 100조원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할지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저도 당에 임시회 소집 등을 통해 절차를 말하고 있고 정부 당국에도 촉구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어떤 게 더 나을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가 이날 찾은 표암재는 경주 이씨의 근원지로 신라의 화백회의라는 민주정치 제도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경주 이가들의 몸속에, 정신 속에 만장일치 화백정신이 지금도 DNA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며 "네 편 내 편 가르지 말고 화백 정신에 따라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경제, 민생을 살리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과감하게 합의하고 뒤로 미룰 게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 집행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관련해 "한 번 정했다고 사람이 변하고 국민 주권자 의견이 변했는데 밀어붙이면 벽창호"라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신한울은 경계지점에 있다. 이미 짓고 있는 것이냐 계획한 것이냐의 경계에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론화 과정에서 3·4호기는 안 짓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 의견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이 다르다. 유연하게 이 문제에 대해 국민 여론과 우리에게 닥친 경제 현황, 에너지 전환 상황을 고려해 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원전 정책에 대해선 "앞으로 신재생 에너지 체제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이고 원전도 추가 건설보다 있는 원전을 최대한 활용해서 신재생 에너지 대전환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이 발전단가가 싼 것은 사실이나 위험 비용과 핵폐기물을 후손이 관리하는 위험 감수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고려하면 결코 싼 에너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삼진 기자wba1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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