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비가 내리며 더위가 식는가 했더니 가을장마란다.  가을이면 하늘이 높아지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이어야 하는데 곡식이 잘 익어가는지 걱정해야 하는 장마가 이어진다는 예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계절 순환에 이상이 왔다. 기후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나더니 몇 해 전부터 가을에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발생하는 연래 행사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일본과 중국에서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도시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집도 수만 채가 유실되고 무너져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냈다. 그 강우 전선이 지금 우리나라에 올라와 비를 퍼붓기 시작한다고 한다.  경주시와 시민들은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물이 나가는 길목을 점검하고 유수에 걸림돌을 치워 물이 차오르지 않도록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가 정말 쏟아질지 모르는데 미리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야말로 위험한 생각이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는 일이야말로 근심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장마전선에 태풍 `오마이스`까지 발생해 올라온다는 소식이다. 태풍은 작지만 한반도 인근에 도착하는 월요일에는 열대성 저압부로 강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할 것이라고 하니 직접 피해는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열대성 저압부를 따라 막대한 양의 수증기가 올라와 한반도 상공의 찬 공기를 만나면 엄청난 폭우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과학이니 기술이니 하면서 인간이 뭐든 막을 수 있는 듯하지만 자연의 힘에 비하면 그야말로 `태풍 앞에 잠자리` 꼴을 벗어나지 못한다.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팔을 벌려 수레에 대드는 형국이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가을장마와 때아닌 폭우가 쏟아지는 이유는 모두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때문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 온도가 변하고 그에 따라 바다의 해류가 달라지면서 지구에 유지되던 기상 상황이 급변했다. 바다의 수온이 달라지고 지구 평균 기온이 높아져 대기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온도가 1.5℃ 이상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최소 오는 2050년 이후로 잡았던 예측이 10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고에 대해 사람들은 피부에 닿지 않는 먼 이야기인 듯 생각한다.  그러나 언제 갑작스럽게 인간이 견디기 어려운 한파나 더위가 몰려올지 강력한 허리케인이 몰려와 집들을 날리는 일이 일상처럼 거듭할지 알지 못한다. 여태 그런 일이 없었으니 정도가 얼마나 심할지 모르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열심히 화석에너지를 태우며 희희낙락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우리 뒤를 이어 지구에 살 사람들의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물려받은 지구를 더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다가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 나만 살다 가면 그만인 땅덩어리가 아니다. 내 자식과 손자가 살아야 할 땅이니 만큼 지금이라도 환경을 지키는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해야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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