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9일 중학교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를 불에 태우고 그 자리에 일장기를 건 30대 남성이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이 경술국치일이라 이 일은 더욱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8월의 대표적인 기념일인 광복절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같은 달의 끝자락인 29일이 경술국치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인 날이다.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의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일본의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일제가 대한제국에게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함`을 규정한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했으며 8월 29일 이 조약이 공포되면서 대한제국의 국권은 상실되고 광복이 되기까지 35년간의 일제강점기가 시작됐다.
이 날을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庚戌國恥)라고 한다.
일제는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한일합방(韓日合邦)`, `한일합병(韓日合倂)`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합방`,`합병`은 `동등한 자격으로 합친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이 크다.
박은식의 `한국통사` 에는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했다. 대개 나라는 형체와 같고 역사는 정신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이 존속해 멸망하지 않으면 형체는 부활할 때가 있으리라`라는 문구가 있다.
역사를 보존하는 것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전제 조건이고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나라는 없다.
그러므로 나라와 주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경술국치일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며 조기를 게양하고 국권을 잃은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8월 29일을 기억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애국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