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홍보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홍보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 없는 홍보는 일방적인 선전이며 여기에는 진정성이나 감동이 있을 수 없다.
경북도교육청이 이달 초 간부 포함 전면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교육청의 홍보 분야 강화 노력이다.
조직의 안정과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숨은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노력이 빛을 볼지 아니면 사그라들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으나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임종식 도교육감은 지난해 인사에서 당시 비서실장이던 박 모 서기관을 홍보강화를 위해 소통협력관으로 보냈다. 소통협력관은 특별히 교육청의 입이자 교육감의 복심 역할을 하는 만큼 특별히 유능한 사람을 보내자는 뜻으로 공모까지 하는 절차를 거쳐 뽑았다.
그러나 그는 임기 내내 힘 한번 쓰지 못했다. 출근도 띄엄띄엄해 그를 봤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 상태로 정년을 맞아 퇴직하고 말았다. 박 모 서기관은 비서실장 근무 당시 임종식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법적인 일들에 얽혀 교육청의 바람과는 달리 탄력을 받지 못했다.
임종식 도교육감은 이번 인사에서도 홍보 분야 강화를 위해 총무과 근무하던 홍 모 사무관을 승진 발령했다.
교육청이 업무를 쇄신해서 활기를 불어넣을 비책이라고 준비했으나 두고 볼 일이다. 여전히 별반 다르지 않고 평탄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여러 곳에서 받는다.
교육청이 마련해 놓은 브리핑룸은 그동안 창고겸용으로 사용된 상태였으나 인사발령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창고로 방치돼 있다. 온갖 사무용품과 컵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나뒹굴고 입구에는 재활용쓰레기봉투가 3일째 그대로다. 얼핏 보면 별거 아닌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모습에서 교육청의 현실이 보인다.
지난달 중순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2022회계연도 결산심사과정에 미집행 잉여금 예산이 많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다. 집행부의 답변은 코로나 핑계였다. 교육을 기획하고 책임진 자세답게 좀 더 진심 어린 답변이 나왔어야 했다. 잉여금 예산문제를 지적한 도의원은 해당 국장에게 `집에 언제 가느냐`고 `농담반 진담반` 한마디 하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생긴 아킬레스건 통증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으나 학생 교육을 책임진 기관답게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교육청의 지휘자로서 역할이 헌신적인 일선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역할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경북교육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교육감의 지휘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단원들의 합창이 함께 만들어 내는 노래와 같다. 교육현장에서 힘이 빠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책임이 교육청에 있으나 `기대반 우려반`이다. 소통 없는 홍보와 일방적인 선전보다는 진정으로 감흥 있는, 소통 있는 홍보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외영 기자p0414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