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실시했던 100%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당시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1600명을 대상으로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반씩 물어 합산해 결정한 바 있다.
안 후보는 대체로 `적합도`조사보다는 `경쟁력`조사에서 조금 더 많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안 후보는 `윤-안 단일화` 조사에서 윤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오마이뉴스 의뢰), 10~11일(YTN 의뢰) 각각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35.9%, 39.6%를 얻어 윤 후보(32.5%, 35.6%)를 앞섰다. 오마이뉴스 의뢰 조사는 `누가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YTN 의뢰 조사는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의 승리에는 중도·진보층의 지지가 작용했다. 두 조사에서 안 후보는 중도층에서 38.3%, 42.8%를 얻어 34.5%, 35.2%를 얻은 윤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는 진보층에서는 윤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지난달 1~2일 전국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일화 후보 적합도에서 안 후보는 41.1%의 지지를 얻어 30.6%를 기록한 윤 후보를 따돌렸다. 이 조사에서 중도층 42.8%는 안 후보를 지지했다. 윤 후보를 지지한 중도층은 30.4%에 그쳤다.
이는 윤 후보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배우자 허위 경력 문제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는 한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으로 선대위 내홍이 격화하면서 위기를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1야당 대선 후보의 입지가 불안해지자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윤 후보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 안 후보에게 쏠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1월 중순 이후 내홍 수습 및 배우자 문제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자 윤 후보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25일 리얼미터(YTN 의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후보 적합도 및 경쟁력에서 안 후보를 앞섰을 뿐 아니라 중도층 지지도 안 후보보다 높았다. 윤 후보는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서 44.1%로 안 후보(33.1%)를 꺾었다. 중도층 지지는 42.4%로, 38.3%를 기록한 안 후보보다 앞섰다. 진보층에서는 윤 후보는 24.5%를 기록해 안 후보(37.3%)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1월초 더블스코어 격차를 좁혔다.
경쟁력 측면에서 윤 후보는 46.9%를 얻어 32.6%를 기록한 안 후보를 따돌렸다. 중도층 지지에서 윤 후보는 46.6%를 기록, 36.6%를 얻은 안 후보를 앞섰다. 진보층에서는 윤 후보 27.6%, 안 후보 35.4%로 후보 적합도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이달 들어 윤 후보와의 야권 단일 후보 여론조사에서 1월 초에 비해선 다소 약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실제 여론조사를 벌일 경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