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최초 시 직영센터
유기유실 동물 체계적 관리
꼼꼼한 입양절차 행복 더해
경주시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유기, 유실 동물 체계적 관리
매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유기, 유실되는 반려동물의 수도 만만치 않다. 경주가 관광도시라 반려동물을 데리고 왔다가 유기 또는 유실하기도 하고 자연적으로 개체 수가 증가해 수가 매달 100여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경주시는 동물애호가와 동물보호단체의 오랜 숙원인 ‘동물사랑보호센터’를 천북면 신당리에 지난달 26일 문을 열었다. ‘동물사랑보호센터’ 는 경북도 최초 시 직영 동물보호센터로 사육실, 치료실, 목욕실, 미용실, 놀이실 등 다양한 최신시설을 갖췄다. 상주 직원으로 수의사, 미용사, 사양관리, 입양상담 직원 등이 있다. 시는 유기, 유실되는 동물들의 보호와 입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조정, 반려문화 교육은 물론 ‘동경이’ 육성과 팻 풀파크 등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시설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 입양철자 알아보기
기자는 직접 유기견을을 입양하기로 하고 입양 절차를 알아봤다. 유기견이 발생했을 경우 구조팀이 출동해서 구조를 하고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10일 정도의 공고기간을 올려 놓는다. 입양 계획이 있으면 먼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유기견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가는 개를 정한다. 지난 22일 홈페이지에서 경북-경주 2021-01201 믹스견 수컷과 경북-경주 2021-01202 믹스견 수컷 형제견을 입양하기로 했다. 털이 복슬복슬한 것이 시골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발리로 우스개로 말하는 ‘시고르자브종’ (시골잡종)이다. 경주시 배반 중리안길에서 발견됐으며 공고 기간은 18~28일 이었다.많은 시민들이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될까 걱정을 하는데 현재 ‘동물사랑보호센터’ 가 개소한 이후 한 달간 안락사는 없었다. 23일 축산과 동물보호계 백영예 주무관을 찾아가 예약 의사를 밝히고 입양 대기자로 접수를 해 놓았다.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백영예 담당 주무관은 “유기견 중 명품종이 있는지 문의를 하는 시민들이 있는데 경주에는 흔하지 않으며 대형견이나 새끼견들이 대부분이다”며 “입양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으며 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어도 기꺼이 입양을 하는 감동스토리가 많다”고 했다. 또 “최근 눈이 보이지 않는 덩치가 큰 개가 있었는데 직원들도 사전에 인지를 못했다”며 “입양된 후 앞을 못 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입양자는 감당 할 수 있다고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고 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7일 천북면 신당리 소재 ‘경주시 동물사랑보호센터’에 유기견을 만나러 갔다. 경북-경주 2021-01202 견은 입양희망자가 더 있었다. 이럴경우 심사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또 다른 입양희망자가 형제견이라 같이 입양 보내는 쪽이 더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양보했다. 28일 공고 기간이 끝나는 날 전화가 왔다. 목욕을 시키고 예쁘게 미용까지 해 놓겠다고 했다. 수의사가 전염병 검사와 등록 칩 시술을 해 준다. 29일 형제견 입양을 위해 센터를 방문했을 때 포항의 애견팬션으로 여행을 가다 대형홍보간판을 보고 방문한 이상영(부산·35)씨 부부를 만났다. 2마리의 털이 긴 치와와와 푸들 1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이상영씨는 “도로가에 있는 입간판을 보고 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며 "지금 키우고 있는 개들은 돈을 주고 분양했는데 오늘 한 마리 입양을 할 생각이 있다. 소형견이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시설이 깔끔하고 센터 분위기가 밝아서 좋다”고 말했다.이 씨는 센터에서 태어난 한달 가량된 믹스견을 예약했으며 공고 기간인 1월 7일이 지나면 입양하러 다시 경주를 찾겠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입양 후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1년에 2번 요청하는 법이 생겼다. 잘 지내고 있는지 전화를 하고 사진 등으로 확인을 한다. 이진복 축산과장은 “유기동물을 입양한다는 것은 참 용기 있는 행동이고 존경한다”며 “반려동물과 반려인, 비반려인 모두가 행복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친구
개는 충직과 의리를 상징한다. 지난 7월 경주 탑동 유적에서 180㎝ 정도의 신장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것 중 가장 큰 신라인의 뼈가 발굴됐다. 이 신라인이 안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묻힌 개뼈도 함께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친구이며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최기섭 동물병원장은 “반려동물과 지속적인 관계는 감성이나 사회성, 공감 능력을 높이며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제 이 입양견 형제에게 이름을 만들어 줄 일이 남았다. 작은 꼬리를 연신 흔들어대는 이 댕댕이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동물사랑보호센터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양상담과 민원인 방문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11시부터 16시까지 가능하다. 입양예약이 돼 있을 경우 주말 방문도 가능하다.김희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