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정국이 상대를 끌어내리는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거대 양당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일 모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는 아들의 불법도박 문제, 윤 후보는 부인의 허위 이력 의혹 등이 불거지며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7일 전국 성인남녀 3043명을 대상으로 12월 3주차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윤석열 후보는 44.4%, 이재명 후보는 38.0%를 기록해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 ±1.8%)에서 앞섰다.
지난 12월 2주차 지지율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는 0.8%포인트(p), 이 후보는 1.7%p 하락했다. 반면 `지지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7%에서 5.4%로 0.7%p 늘었다. `모름·무응답` 비율 역시 2.1%에서 2.3%로 0.2%p 상승했다.
두 후보 모두 중도층, 무당층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전주 대비 중도층 지지율은 이 후보가 1.7%p, 윤 후보는 1.1%p 낮아졌다. 무당층도 같은 기간 이 후보가 1.3%p, 윤 후보는 0.3%p 하락했다.
최근 두 후보는 가족의 각종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으로, 이 후보는 장남 이동호씨의 불법도박 문제로 지난주 국민께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물은 결과 이 후보는 40.3%, 윤 후보는 37.4%로 조사됐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2.9%p로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 ±3.1%)다.
지난주 대비 윤 후보는 4.6%p, 이 후보는 0.3%p 하락하는 등 두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8%→4.6%), 심상정 정의당 후보(2.6%→4.2%)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지지율은 윤 후보 19.4%, 이 후보 17.0%로 조사됐다. 전주 윤 후보가 44.8%, 이 후보가 38.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이날 TBS라디오에서 "(가족 의혹) 뉴스도 전달됐고 두 후보의 사과까지 잡힌 시점에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후보는 약보합, 윤 후보는 하락세"라며 "가족 문제에서 사고가 터졌고 그것을 사과하는 방식과 태도에 대한 종합평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네거티브 난타전이 가열되면서 어느 후보에 투표할 것인지 판단을 유보하는 응답자도 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젊은층의 변화가 크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12월 3주(12월 14~16일) 차기 대선주자 지지 여론조사에서 의견을 유보한 부동층은 16%로 지난달 조사(11월 16∼18일 조사)보다 오차범위(신뢰수준 95%, ±3.1%p) 내에서 2%p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29%에서 34%로 5%p, 30대는 20%에서 27%로 7%p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