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장사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니더".  지난 4일 대형화재로 점포 78곳 중 48곳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실의에 빠졌던 영덕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올 추석 대목장사를 포기하고 있었지만 영덕군이 발빠른 행정으로 임시 시장을 개설했기 때문이다.  14일 영덕군은 영덕읍 옛 야성초등학교 부지에 점포로 제작된 컨테이너 박스 48곳을 설치해 상인들이 추석 대목장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임시시장에 나온 상인들은 아침부터 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했고 단골 손님들도 상인들의 손을 잡으며 격려해주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전소 피해를 입은 어물전 상인 백모씨(81·여)는 "올 추석 장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일주일전에 임시시장을 할 수 있다는 영덕군 등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다"고 했다.  그는 "비록 임시로 만들어진 장이지만 너무 깨끗하고 장사하기에도 편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제수용 생선을 파는 한 상인은 "화재 피해로 창고 등에 쌓아놓았던 모든 물건이 몽땅 타버렸다. 지난해와 같은 매상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30∼40년 넘게 정을 쌓아온 단골과 손님들에게 좋은 물건을 팔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추석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나온 단골들도 상인들의 손을 잡으며 "걱정을 많이 했다. 이렇게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갑다"고 말을 건냈다.  영덕군 관계자는 "임시 시장은 추석 대목장 뿐만 아니라 시장이 완전 복구될 때까지 상인들에게 무료로 분양해 줄 방침이다. 행정력을 집중해 하루 빨리 예전으로 복귀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와 경북도의회 사무처, 한국수력원자력㈜은 임시로 개설된 영덕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박노환 기자shghk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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