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시인 - 권상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나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고, 공장 노동자 생활로 시작된 첫 직장이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매체를 통해 문단에 흘러들어 왔고 문학의 본류에서 멀리 떨어진어느 외진 시골에서 시를 받아쓰고 있다. `쓴다`라는 조건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어차피 시란, 삶과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자신의 성품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다. 쓰는 사람이 비단방석에 앉았든 볏짚을 깔고 앉았든 그건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재해석하는 일이니 좋고 나쁨을 따질 바는 아니다. 문제는 `쓴다` 이후의 일이다. 짧은 가방끈, 내세울 것 없는 직업과 등단지를 가진 시골뜨기가 그야말로 시인으로서 최악의 조건을 두루 갖춘 완벽한 이방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골시인-K`시집 내용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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