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1년 3개월여만에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2월 18일 신천지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주춤하던 확산세가 시민들이 방심한 사이 누적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3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파력이 매우 빠른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이후 일상 속 산발적인 n차 감염이 일상화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동시에 백신 접종 필요성의 목소리도 더 크게 나오는 상황이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지역감염 73명, 해외유입 1명 등 신규 확진자 74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만7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는 사회정 거리두기를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 74명은 97명이 발생한 작년 3월 19일 이후 가장 많은 것이며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은 곳은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시·도 중 세번째다.  지난해의 경우 신천지와 관련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종교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특정 감염 클러스터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등락을 이어갔다.  최근 대구의 바이러스 전파 특성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뒤 경로를 알 수 없거나 감염원이 불분명한 산발적 감염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실제 대구시가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최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다수가 변이 바이러스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가 자칫하면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경우다. 전파력이 워낙 강해 지역사회 감염 양상이 지난해 2∼3월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확진자 1만명 돌파와 신규 확진자 70명대 발생 소식에 시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전모씨(49)는 "최근 가족 중 1명이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과 동선이 겹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곳곳에 퍼져 있다고 생각하니 식당을 가기가 겁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일선 보건소에도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의 접촉자가 폭증해 검사를 받는 시민이 선별진료소로 대거 몰려 일손이 부족해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곳곳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 산발적으로 발생한 감염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유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고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제는 `백신의 시간`이라며 백신 접종만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일상 회복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대구 백신 접종률은 9.1%로 전국 평균 10.5%보다 떨어진다. 특히 이날(3일)까지인 60세 이상 74세 이하의 접종 예약률은 57.9%로 전국 평균 68.3%에 크게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접종과 접종 예약 부진의 배경에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에 대한 과잉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성은 해외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는 "백신을 접종한 60세 이상에서 1회 접종만으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86.1%, 화이자의 경우 91.7%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와 수치 등을 봤을 때 백신의 효과성과 접종 필요성은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있는 어르신,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비율이 52%가 감소했고 치명율도 크게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예방 접종 이후 면역 형성 과정에서 발열, 피로,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정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당초에는 이상반응 등으로 접종을 꺼린 시민들도 다행히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박모씨(76)는 "이상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심리적으로 든든함이 생긴다. 하루빨리 국민 70% 이상이 접종해 집단면역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확진자 1만명이 넘어서자 대구시는 백신 접종 독려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발표한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백신 접종 동참을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말고도 시 차원에서 백신 경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정부 차원의 보상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시 예산으로 보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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