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는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23-나호 문경 한지장(보유자 김삼식)이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승격 예고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6년 경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15년만이다.  김삼식(1946년생) 한지장은 9세 때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막막한 처지에서 당시 친척인 유영운씨가 운영하던 닥공장(농암면 갈동리)에 들어가 한지와의 첫 인연을 맺었다. 공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한지 만드는 일을 거들었는데 이렇게 배운 기술이 평생의 업이 됐다. 지난 1963년에 현재 살고 있는 농암면 내서리에 정착하게 되면서 본인의 한지 제조장을 만들어 본격적인 전통 한지 제조를 시작했다.  김삼식 한지장의 한지 제조 과정은 생산라인과 도구에서 일부 현대화가 됐을 뿐 닥을 재배하고 잿물을 내리고 닥을 삶고 두드리고 종이를 뜨는 모든 작업이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 본인의 땅에 닥나무를 심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우리 종이라면 우리 땅에서 자란 닥나무라야 한다"는 신념으로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얻은 닥나무, 닥풀로 질 좋은 전통 한지만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40여년 전만 해도 문경에는 20여개소의 한지 공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김삼식 한지장이 운영하는 곳이 유일하다. 최근 전통한지가 실생활에 쓰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일반 종이류의 보급으로 전통한지 시장의 입지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통한지의 명맥을 평생 동안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99년 자택에 평소 신념인 `전통, 양심, 진심 3가지를 마음속 깊이 새겨야 제대로 된 전통한지가 만들어 진다`는 뜻을 담은 이름의 `삼식지소(三植紙所)`라는 작업장을 새로 마련하고 전통한지의 홍보·전수에도 소홀함이 없다. 아들 김춘호 전수조교도 아버지의 한지 제조와 전통한지 기술 전수를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열정을 인정받아 지난 2008년 조선왕조 실록 밀랍본 복원용 한지로 선정돼 한지를 납품했으며 2010년에는 고려대장경 초조본 복원용 한지에도 선정됐다. 또한 2019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도 문경 한지의 우수성을 인정해 박물관 소장품을 보존처리하는데 문경 한지를 사용했다.  시는 이번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예고가 문경전통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하며 현재 추진 중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적극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 의령군 신현세 한지장과 충북 괴산군 안치용 한지장도 국가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승격 예고됐다.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 수렴·검토 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승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세현 기자hyun008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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