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지낸 문경출신 변동걸 변호사(73)가 집안에서 내려오는 `청계세고(淸溪世稿)` 한문 책을 번역해 지난 21일 출판했다.  변동걸 변호사의 할아버지인 초계(草溪) 변씨(卞氏) 26세손, 춘강(春岡) 변종헌(卞鍾憲)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사료(史料)와 문헌(文獻), 갈명(碣銘) 등에 전거(典據)를 두고 시조 이래로 변문이 빼어난 인물에 대한 공훈과 학문 등 사적을 수록한 책이다.  이 책은 초계 변씨 세고(世稿)로서의 역사적 가치 이외에도 조선조 이래 대학자의 글이 원문으로 실려 있어 사료(史料)로서 문학적, 역사적 가치도 크다.  여흥(驪興) 민병승(閔丙承)의 서문(序文), 지산(志山) 김복한(金福漢)의 시중공 신도비명(神道碑銘), 김두경(金斗烱)의 영모재기(永慕齋記), 탐라지(耽羅誌)의 정암공 기록, 정원일기(政院日記)의 제학공, 참판공, 중추공 등 기록, 별동(別洞) 윤상(尹祥)의 송변첨추봉사일본(送卞僉樞奉使日本), 영상(領相) 하연(河演)의 변첨추일본통신지행(卞僉樞日本通信之行), 매죽헌(梅竹軒) 성삼문(成三問)의 제제학변공모부인사연시권(題提學卞公母夫人賜宴詩卷) 등이 원문으로 실려 있다.  나재(懶齋) 채수(蔡壽)의 지락헌기(至樂軒記), 도봉(道峰) 공학원(孔學源)의 지락헌중건상량문(至樂軒重建上樑文), 허백당(虛白堂) 홍귀달(洪貴達)의 징파루기(澄波樓記),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의 백음공 묘갈명(栢陰公 墓碣銘),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의 호암공 묘갈명((壺巖公 墓碣銘),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의 호암공 실기서(實記序), 하서 김인후, 퇴계 이황, 우계 성혼 등의 호암공 증시(贈詩) 등 대학자의 글도 있다.  무주(無住) 홍호(洪鎬)의 징파루기후지(澄波樓記後識), 서재(西齋) 채득강(蔡得江)의 지락헌기후지(至樂軒記後識), 월봉(月峯) 고인계(高仁繼)의 백곡공 증시와 차하정운(次荷亭韻), 영서(潁西) 전명룡(全命龍)의 백곡공 만사(輓詞)와 차하정운, 천연재(天淵齋) 권용중(權用中)의 추담공 증시 등 문경지역 지식인의 글도 있다.  이 책은 지난 1944년에 간행된 순한문본이라 오늘날의 한글세대가 해독하기 어려워 아쉽게 여기던 중 미국에 있는 춘강 선생의 차남 변완수 한학자가 번역을, 삼남 변성수 선생이 편집을 완성해 변동걸 변호사가 아버지요, 저자의 장남인 96세 변준 선생과 함께 발행한 것이다.  저자의 종손(從孫) 변동식 문경대 특임교수는 "이 책은 우리 변문의 영광을 넘어 향토역사의 중요한 자료이면서 우리나라 조선시대 인물의 일면을 볼 수 있다"며 "좋은 책을 새로운 세대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세 분께 깊은 감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김세현 기자hyun008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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