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연 5%를 넘어섰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전세대출 준거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내에 전세대출 금리가 연 6%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전세대출 한도와 기간을 늘리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이자 부담으로 인해 세입자들의 고통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재계약 시점이 도래함에 따라 전셋값이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주거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3대 보증기관(주금공·서울보증·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한 전세자금대출 금리 구간은 연 3.30%~5.074%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세대출 금리도 연 5%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들이 있었는데 결국 넘어선 것이다.  하나은행의 서울보증을 이용한 전세대출 금리는 연 3.774%~5.074%(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로 이달 최고금리가 5%를 넘었다. 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한 상품도 연 3.974~5.074%로 상단이 5%를 넘어섰다. 주금공 보증 전세대출 상품은 연 3.574%~4.974%로 5%대 진입이 임박한 상태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한 전세대출 상품이 연 3.68%~4.88%로 상단이 5%대에 근접했다. 주금공 이용 상품은 연 3.57%~4.77%, 서울보증 상품은 3.49%~4.69%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3대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상품 금리 구간이 연 3.30%~4.71%(금융채 1년물 기준) 수준으로 최고금리가 4% 후반대다. 우리은행은 연 3.64%~4.06%로 최고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  4대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 금리는 지난해 초만 해도 연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었는데 불과 1년만에 1%p 이상 급상승해 이자 부담이 많게는 2배가량 불어났다. 이처럼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잇따른 상승으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달 1.70%로 전월 대비 0.06%p 오르면서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1월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은행권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줄줄이 오르면서 코픽스도 치솟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에서 0.5%p 확대하는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도 폭등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앞서 10여년만에 연 6%대에 진입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권에선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 속도라면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올해 안에 연 6%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0.5%로 인상한 후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6회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조여놨던 전세대출의 한도를 올해 들어 대폭 늘리고 대출기간과 비대면대출 제한을 완화하는 등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세입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이 적용된 주택들의 재계약 시점이 도래한다. 임차인들은 재계약 시기 전세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대내외적인 경제 흐름상 전세대출을 포함한 대출금리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한 추세로 연내 이사 계획이 있다면 미리 자금계획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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