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원을 하루 앞둔 23일 대구 사저 일대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지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는 업체 관계자들이 차량 158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저 담벼락과 진입로 입구 등에는 박 전 대통령의 귀향과 입주를 환영하는 화환 수백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화환 배달업체 관계자는 "아마 내일까지 수천개의 화환이 설치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저 인근을 둘러본 후에도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한채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박정애씨(38·여)는 "도로를 따라 축하 화환이 놓인 모습을 보고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봉환씨(76·여)는 "박 전 대통령이 쓴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는 책을 보면서 국민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담장 너머 편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으로서 울림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여영숙씨(70·여)는 "인적이 드문 이곳에 머문다고 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한평생 고독하고 외롭게 사셨을텐데 같은 주민이 됐으니 살뜰히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사저 앞에 마련된 기념엽서에 글을 남긴 최성로씨(73)는 "내일 입주한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며 "많이 걱정했고 그리웠다는 내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팡이를 짚고 딸과 함께 사저를 방문한 홍필근씨(82·여)는 "지칠대로 지친 박 전 대통령이 고향으로 돌아온다니 너무 기쁘다"면서도 "5년 임기를 잘 마치고 대구에 왔으면 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사저 주변 경호·경비를 담당하는 경찰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사유지에 시민들이 천막 등을 칠 수 없도록 단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입주하는 24일 사저 앞에서 5개 단체가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사저 앞이 인파로 크게 붐빌 것으로 보고 일대에 펜스를 설치해 안전사고와 교통혼잡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경호 등을 위해 24일 오전부터 사저 입구~양1리 방향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할 예정이다. 장종찬 기자gst3000@naver.com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