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사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월성 성곽을 둘러싸고 있는 벚나무를 벌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월성 수목 정비사업으로 성곽 부문 정비작업이 이뤄졌다. 겨울이 되면서 나무의 그루터기가 드러나 시민들의 궁금증이 커지면서 경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사라지게 돼 시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정희(54·여)씨는 "월성 벚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경주와 역사를 함께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난 봄부터 벚나무가 계속 잘려나가는 것을 봤는데 왜 이렇게 잘라내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월성 성곽 일대 벚나무는 동부사적지 유채꽃의 노란색과 어울려 경주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시는 지난해 공기관대행사업으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서 봄에 1차로 510주(5억원), 가을에 2차 300주(2억원) 로 나눠 수목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월성 수목 정비사업 일환으로 지난해 정비를 한 것이다"라며 "일제 강점기에는 민둥산이었는데 월성 본래 토성의 원형을 살리기 위해 자생적으로 자라난 나무를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정비했다"라고 했다.
최기식(72)씨는 "월성동에 40년 가까이 살면서 반월성의 사계절 변화를 선물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시민들에게 제대로 홍보를 하지도 않고 월성 남쪽까지 벚나무 몇 그루도 아니고 수백그루의 나무를 벌목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시의 해명을 요구했다.
`경주 월성 해자 정비 공사`가 장기간 이뤄지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 4월 30일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팬스를 치고 공사를 하고 있지만 동부사적지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관람 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라며 "공사가 길어져 준공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오는 3월말쯤 준공하고 4월말쯤이면 주변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신라왕궁 복원을 위한 월성 발굴 조사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시행령이 제정·공포됐다. 문화재청의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추진단이 임시조직에서 상시조직으로 변경됐으며 문화재청은 5년마다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경주시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해마다 수립하게 된다.
신라왕경 사업 대상도 8개에서 15개로 확대된 가운데 총 예산은 9450억원에서 1조150억원으로 늘어났다.
김희동 기자press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