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영덕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전체 점포의 60% 이상이 불에 탔다. 자치단체가 수년째 재래시장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화재 취약지역임이 또 확인된 셈이다.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해 시설 및 제도의 현대화를 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에 여전히 취약한 곳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재래시장은 항상 화재 위험이 상존해 있다. 많은 점포가 밀집해 있어 한 번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엄청난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가져온다. 도내 다른 재래시장 역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재래시장의 화재를 접할 때마다 예방 대책을 강조하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매년 한두 차례 실시하는 실태 조사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재래시장은 화재에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전기와 가스시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그러잖아도 비좁은 소방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문제다. 소방도로까지 잠식한 차광막 설치와 진열상품으로 소방차의 접근이 쉽지 않다.  소방청의 최근 5년간(2015년∼2020년 8월) 전통시장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발생한 화재가 가장 많았고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절반가량인 274건 중 132건(48.1%)을 차지했고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도 78건(28.4%)이나 된다. 전기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전기시설의 특별 관리를 해야 함에도 비닐전선 및 난잡배선 사용,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감전사고 방지를 위한 전기기기의 미접지, 누전차단기 미설치 및 용량 초과 등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주기적인 전기안전점검 및 노후배선 교체 등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초동 대처이다. 신속한 초동 대처를 위해서는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 내에 화재를 신속히 감지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화재를 불꽃, 연기, 온도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감지하는 무선 화재 감지기를 통해 화재를 감지했을 때 부저가 울리고 점포주 또는 관할 소방서에 자동으로 SMS, APP, 전화 등으로 화재를 빠르게 알리는 화재감시 시스템을 전국 전통시장에 우선 구축해야 한다.  최근 IoT 기반 화재 감지 기술을 도입한 감지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 첨단 시스템을 수많은 전통시장에 설치해 화재를 조기에 감지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이번 재래시장 화재를 소방 경종으로 받아들이고 전면적인 소방 안전 점검과 관련 법을 개정해 전통시장 내 화재감지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등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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