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넘게 연장된 고강도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삶이 벼랑 끝에서 떠밀리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어도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실상은 국가 공식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1년 전(2010년)보다도 못한 업소 매출에 1년새 직원들을 전부 내보내고 나홀로 일하는 사장만 최소 6만명이다.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이달 13일, 14일 제보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소 22명의 자영업자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타까운 소식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초 23년간 서울 마포구 호프집을 해온 자영업자가 원룸을 뺀 돈으로 직원 월급을 챙긴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객관적인 숫자로 확인된다.  통계청이 이달 15일 펴낸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3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1000명 줄었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이래 33개월 연속 감소다. 또 같은 달 기준으로 1990년(119만3000명) 이후 31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5만6000명 늘어난 424만9000명으로 같은 달 기준 지난 2014년(425만9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32개월 연속 증가세다. 매출 급감을 견디지 못한 사장들이 직원을 전부 내보낸 뒤 나홀로 일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로써 전체 자영업자 수는 지난달 55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에 비하면 11만2000명 적다. 역사적으로 8월 자영업자가 이같이 줄어든 적은 1994년(571만4000명) 이후 27년간 없었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51만8000명 증가한 전반적 노동시장 회복세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통계를 보면 자영업자들의 `매출 급감` 호소는 엄살이 아니다.  통계청의 서비스업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지수(2015=100, 불변지수)는 83.8로 동월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90.9)보다 7.1 낮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98.5)과는 무려 14.7이나 차이난다. 심지어 11년 전인 지난 2010년 7월(102.9)보다도 20% 가까이 추락했다.  최저임금 등 인건비 급등과 각종 재료비 인상을 고려하면 많은 자영업자가 `빚`에 목숨 줄을 건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1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27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3조4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1년8개월새 74조6000억원이나 폭증했다. 1∼8월 누적 증가율로 따지면 7.0%로 일반 가계·대기업·중소기업 대출보다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경제 단체에서는 자영업자 `도미노 폐업`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25일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4명(39.4%)은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폐업을 고려 중인 상황에서 강화된 거리두기가 올겨울까지 이어진다면 실제 가게를 접는 이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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