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평 원룸에 삼대가 삽니다서로 살을 맞대는 일이이 방에선 오히려 도덕적입니다 필요한 건 거의 다 있어요꼭 필요하지 않은 게 없을 뿐우아하게 놓여 있지 않을 뿐 딱 추워 죽지 않을 만큼, 딱 더워 죽지 않을 만큼비좁은 계절은 독특했지만 봄과 가을이 그 사이에 한 번씩 있다는 게 어디예요 어쩌다 일요일할머니의 낮잠이 가로로 눕습니다아이들 숙제는 세로로 엎드리고엄마는 하릴없이 동네를 걷습니다경계는 언제나 접점입니다 바닥에는 서열이 있습니다 혹은 없습니다할머니 이부자리가 깔리고 나면우리는 나이순으로 혹은 귀가순으로 배치됩니다매일 새로운 모양으로 완성되는 가족은밀려난 옷걸이와 모로 누운 밥상이 있어서언제나 안심입니다 방을 집이라 부릅니다가끔 틈이 생기는 날도 있지만그렇다고 이 집에다가 다시 칸을 지를 순 없잖아요`시골시인-K`시집 내용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