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후 강원도 고성에서 3개월만에 재발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1∼2곳의 확진농가 이후 수개월이 지나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최근 추이를 볼때 실제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양돈농가에서 처음 발생해 그해 10월 9일까지 총 14개 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농장간 수평전파 차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5월 4일 영월 양돈농장에서 마지막 발생 이후 강원도 고성의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3개월 만에 다시 발생, 지난 2019년 9월부터 지금까지 총 18곳의 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약 24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은 몇일 전부터 모돈(어미돼지)이 폐사 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 방역당국에 신고를 했고 8일 오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중수본은 당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지역의 양돈농장, 축산시설(도축장·사료공장 등) 및 축산차량에 대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또 발생 우려가 높은 발생 농가 반경 10km 내 방역대에 있는 양돈농장 2호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차량, 인적 교류가 있는 역학 농가인 강원도 84호, 경기도 24호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9일 오후까지 16호가 음성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14일까지 역학농가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확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근 수개월 간격을 두고 산발적으로 확진농가가 나오고 있는 점을 미뤄볼 때 농장간 수평 전파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 역시 농가간 전염이 아닌 야생 멧돼지 등 외부 병원균 유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019년 9∼10월 발생했던 사례와 달리 1∼2곳의 양돈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추가 확진농가가 나오는 등 산발적 발생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농장간 수평 전파 사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번 발생이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돼지고기 공급은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다소 높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수평전파가 발생할 경우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돼지고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2019년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9∼10월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예방적 살처분으로 돼지 21만마리가 땅에 묻혔던 만큼 당국은 수평 전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평시에도 전국을 권역으로 구분해 돼지와 분뇨 등의 이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농장간 수평전파를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산발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는 추이를 볼 때 이 방식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지난 2019년과 같이 수평전파가 발생하지 않는 원인을 정부의 방역 대책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적·물적 이동이 감소한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