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에서 양치질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약 비말이 옆 사람에게 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입속을 헹굴 때 가래까지 뱉는다. 대변을 보고 나온 후 곧바로 맨손으로 세면대 수도꼭지를 잡는다. 요즘 전철, 백화점, 직장 화장실의 `안전 사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여름철 각종 세균이 확산하는 시기, 공중화장실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두어야 눈총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평소 마스크를 잘 써도 밀폐공간이 대부분인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 양치를 강하게 하면 치약 묻은 침방울이 대화할 때보다 더 넓게 퍼질 수 있다. 양치물을 세면대에 뱉을 때는 입속 내용물이 곳곳에 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점심식사 후 직장 화장실 등에 일시에 많은 사람이 몰려 연쇄감염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 화장실에서 양치할 때는 한 번에 한 명씩만 하는 등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족 간 코로나19 감염도 화장실이 위험 공간이다.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공중화장실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세면대 주위다. 특히 수도꼭지다. 손을 깨끗하게 잘 씻어도 마지막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이 거친 수도꼭지를 만질 수밖에 없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의 논문을 보면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에 묻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3일간이나 살아 있다. 바이러스가 죽기까지 걸린 시간은 판지 위에서 24시간, 구리의 경우 4시간이 걸렸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수도꼭지를 직접 만지지 말고 휴지 등을 덮어 사용하는 게 좋다.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나올 수 있지만 이 시기에는 `조심, 또 조심`하는 게 낫다.
공중화장실에는 손을 말리는 핸드 드라이어가 설치된 곳이 많다. 하지만 손을 꼼꼼하게 씻지 않으면 손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핸드 드라이어의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 자신의 옷이나 화장실 내부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결과를 낸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핸드 드라이어로 손을 말린 사람은 종이타월을 사용한 사람보다 주변에 바이러스를 10배 더 많이 확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에 남은 바이러스 자체도 종이타월로 말린 사람보다 더 많았다. 번거롭더라도 개인 손수건이나 휴지를 사용해야 할까?
대변을 본 후 변기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배설물 입자는 생각보다 멀리 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각종 세균이 포함된 입자가 공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집 화장실(욕실)이라면 세면대에 놓인 칫솔통이나 거울까지 튈 수도 있다. 공중화장실은 변기 바로 옆의 화장지가 오염될 수 있다. 대변 속에는 대장균이 많아 감염되면 방광염, 신우신염(신장 염증) 위험이 높아진다. 대변을 본 후 손을 제대로 닦지 않으면 화장실 문, 수도꼭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대장균을 옮길 수 있다.
요즘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를 조심하면 친구들이 `소심하다`고 핀잔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시기에는 `지나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아 공중화장실 방역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의 손이 닿는 손잡이, 변기뚜껑, 물 내림 버튼, 세면대 등을 소독하고 있다. 개인들도 공중화장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양치를 하거나 변기뚜껑을 열고 물을 내리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이나 대장균 차단은 모두의 배려심을 바탕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