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에 밥을 먹고 식후 세 시에 약을 드세요. 세 시는 가고 세 시가 온다. 먼 세 시에 금연을 다짐하고 꿈을 꾼다. 세 시에 세 시 같은 꿈. 아무도 보지 않는 세 시. 색이 쌓인다. 연두 핑크 알비노. 나를 구조할 수 없는 결핍들. 높이가 없는 세상. 베개는 숨만 쉴 뿐인데 방은 끝없이 추락해. 낙하 없이 가질 수 없는 바람. 바람을 미는 건 바람. 함부로 디딜 수 없는. 아무도 울 수 없는 세 시. 풍경이 자란다. 창이 커질수록 작아지는 세 시. 의심은 세 시에 죽는다. 뭉치면 솜이 되는 숨. 던져도 닿지 않는. 소리의 벽이 가라앉는다. 라이터를 켰을 뿐인데 흥건한 방. 수심은 물의 창살로 선다. 아무도 듣지 않는 세 시. 멸종의 시간을 열고 세 시가 묻는다.몇 시나 됐소?`시골시인-K`시집 내용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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