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경북도의 북쪽 울타리이자 관문이다. 태백산에서부터 흘러온 대미산, 주흘산, 조령산, 화양산 같은 1,000m 안팎의 산들이 줄기를 이루면서 경계를 이뤄 충북과 경북을 갈라놓았다. 원체 산이 많은 지역이라 논밭이 적으니 문경사람들은 땅속 무연탄을 파서 팔고 흙으로 도자기를 빚어 생업을 삼았다. 탄광은 이제 그의 문을 닫았지만 문경도자기는 196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막그릇이라 불리는 일본의 국보인 `이도다완`을 재현해 유명해졌다.
문경은 우리나라 전통도자기의 본향으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런 전통과 역사를 배경으로 1999년 10월에 시작된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19회째인 올해에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승격돼 열렸고, 관람객 25만3,000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문경의 또 다른 산업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오미자이다. 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 등 5가지 맛(五味)을 가진 오미자를 문경시가 6차 산업으로 추진해 매년 20%정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귀농·귀촌 인구가 최근 3년간 1,045세대 1,762명으로 늘어났다.
문경새재, 고모산성, 토끼비리, 철로자전거, 석탄박물관, 도자기전시관, KBS촬영장 등으로 관광·스포츠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는 문경이 최근에는 강알카리성을 띤 `거정석`을 사료에 섞어 키운 약돌돼지·약돌한우가 최고의 고품질 브랜드로 명성을 얻으면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가 됐다.
관광산업으로 장기침체에서 벗어난 문경시는 봄에 열었던 전통찻사발축제의 성공을 발판으로 가을에 문경약돌한우축제와 오미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오미자축제 기간에 약돌한우축제도 함께 열었으나, 올해는 두 축제를 분리해 약돌한우축제는 오는 9일 하루 동안, 오미자축제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각각 개최한다. 이들 축제의 행사 내용을 살펴본다.
◆문경약돌한우축제 문경시가 주최하고 문경약돌한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문경약돌한우축제는 `맛 최고, 영양만점, 오로지 문경약돌한우!`라는 주제로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영강체육공원에서 열린다. 문경약돌한우의 우수성을 전국에 홍보해 브랜드가치를 향상시켜 농가소득을 높이고 축산인들의 화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에는 한우뿐만 아니라 낙농, 한돈, 육계, 양봉 등 전 축산농가가 참가해 소비촉진 행사를 벌인다.
약돌이란 페그마타이트라는 화강암의 종류로 게르마늄, 셀레늄 등 약리성분이 많다고 알려져 예로부터 민간요법에 이용돼 왔으며 요즘도 물 정화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1999년 상표등록 한 문경약돌 돼지는 약돌인 `거정석`을 먹여 돼지 특유의 누린 냄새가 없을 뿐만 아니라, 쫄깃쫄깃 하면서도 입안에 기름기가 남지 않는 특유의 맛으로 올해 대한민국 가치경영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축제에는 시식 등 소비촉진 행사를 열어 약돌 돼지와 약돌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부위별 가격 인하, 정상가의 3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마케팅을 한다. 또 초대가수 지원 등이 출연하는 축하공연을 비롯해 문경가수 가요무대, 노래자랑 등이 펼쳐지고, 부대행사로 축산기자재 전시와 문경 꿀 등 지역의 농·특산물 판매 부스도 운영된다.
◆문경오미자축제 문경 오미자는 1996년 동로면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2005년에는 전국 생산량이 40%를 차지하며 오미자 제1주산지로 부상했다.
2006년 6월에는 동로면 일원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오미자 산업특구로 진정된데 이어 그해 11월 문경오미자 공동 브랜드 `레디엠`으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이후 지리적 표시 특산물 등록과 문경오미자 지리적 단체표장 등록을 했으며, 2013년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최우수 사례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열광을 안았다.
특히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연속 대한민국대표브랜드(친환경농산물) `대상`을 수상했으며, 국비와 지방비 33억8,700만원을 들여 3년간 추진한 오미자 6차산업화지구 조성 사업이 올해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경시는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이후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미자산업이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자 2005년 판매촉진을 위해 `문경오미자 축제`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12회 개최했다.
`2017 문경오미자축제`는 전국 최고 품질 문경 오미자의 우수성을 전국에 홍보하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문경시 동로면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오미자 주산지에서 열리게 됨으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남을 통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특별행사인 문경오미자 학술세미나가 열려 오미자산업의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그리고 노랫말 개사를 통한 노래교실팀별 전국 노래교실 경연대회와 줄타기 등을 통해 옛 향수를 느끼게 하는 동춘서커스단 공연이 펼쳐진다.
오미자 청 담그기, 오미자 수확, 오미자지구 맛 자랑경연, 오미자 탐방로에 포토존 설치 등 체험행사와 각종 오미자 제품 및 농·특산물 판매 부스도 운영된다.
축제 첫날인 15일 개막식 축하공연은 오후 7시부터 WBS-FM 조은형의 가요세상 특집 공개방송이 녹화되는데 남진, 현숙, 박일준, 김민교 등 다수의 가수들이 출연한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심했고 가뭄으로 고통을 겪었다. 가을을 맞아 문경에서 열리는 약돌한우축제에서 영양 보충을 하고, 오미자축제와 함께 지난달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석조십육나한좌상과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석불입상이 있는 운달산 김룡사와 하늘에서 사방불석이 떨어졌다는 곳에 건립한 대승사, 구산선문의 절 봉암사 등을 둘러보면 어떨까.
김세현 기자hyun008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