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대표 제철 과일 수박과 참외 먹기도 부담스럽다. 외식 물가는 물론 가공식품, 채소, 돼지고기 등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의 `농업관측 과채 6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수박 도매가격은 ㎏당 2300∼2500원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월 ㎏당 1900원과 비교해 21~31.6% 인상이다.
수박값 인상은 농업 인력 부족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와 큰 일교차에 따른 생육 지연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감소되자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월에는 일조량 부족으로 수박 모종 성장이 더뎠으며 지난 3월에는 이상 기후로 함안 일부 지역에서 약 20~30% 피해가 발생했다.
가뭄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6개월 강수량(168㎜)은 평년의 49.5%로 전국에 기상 가뭄이 나타나고 특히 지난 5월(5.8㎜, 평년의 6%)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고 있다. 적은 강수량으로 수박의 당도 및 품질이 양호해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박값은 급등했다. 관측대로 10일 농산물유통정보(atKAMIS)에 따르면 수박 한 통의 소매 가격은 2만2232원으로 지난해 1만7308원보다 28.4% 올랐다. 수박과 함께 대표 여름 과일인 참외도 10개당 2만830원으로 지난해 동월(1만8144원) 보다 약 14.8% 올랐다. 평년 동월 대비(10개당 1만6811원)로는 23.9% 급등했다.
수입산 여름 과일 망고도 1개당 가격 5593원으로 평년동월(4210원) 대비 약 32.9% 올랐다. 국제 유가 및 물류비 인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치킨, 자장면, 떡볶이 등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외식 품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전체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 치킨(6.6%)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등이 뒤를 이었다. 김밥(5.5%), 라면·커피(각 5.2%), 볶음밥(5.0%), 소주·맥주(각 4.9%), 스테이크(4.8%), 된장찌개 백반·해장국·탕수육(각 4.7%), 김치찌개 백반·햄버거(각 4.5%), 냉면·돈가스·피자·도시락(각 4.4%) 등도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외식 물가지수는 더 큰 폭으로 뛰었다. 3월과 4월 6.6% 오른데 이어 5월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7.4% 올랐다.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체 39개 품목 중 갈비탕(12.1%), 치킨(10.9%), 생선회(10.7%), 자장면(10.4%) 등의 가격은 10% 이상 상승했고 김밥(9.7%), 라면(9.3%), 쇠고기(9.1%) 등의 가격도 전체 소비자물가(5.4%)보다 많이 올랐다.
외식물가 오름폭이 확대되는 배경엔 안정세를 찾아가던 농축산물 오름세가 다시 확대되며 재료비가 인상됐고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았던 수요가 회복되는 영향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곡물·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도 외식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데 일부 작용했다.
배달료 상승도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은 배달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게라면 배달비를 외식가격에 포함해 조사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서민들을 또다시 물가고로 고통받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민간과 합심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지친 취약계층을 살피는 등 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가고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특단의 물가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