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은 왜 산불에 취약한 것일까. 이 지역에서 한번 불이 시작되면 대형산불로 번진 사례가 숱하다.  28일 낮 12시 6분경 울진에서 난 산불 주불 진화는 23시간여 만인 29일 오전 11시 40분 이뤄졌다. 현재까지 산불영향구역은 145㏊에 이른다.  이번 산불의 특징은 매우 건조한 날씨로 산지가 바짝 매말라 있는데다 돌풍에 의한 불꽃이 약 500여m 거리 비재봉산까지 날아가는 등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산림청은 전했다 .  이번 울진군 근남면 산불은 산림청이 산불통계를 데이터화 한 이래 1986년 이후 5월에 발생 대형산불 4건 중 가장 늦은 시기에 발생한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불은 그 동안 계속돼 온 가뭄(4월과 5월 누적강수량은 41.4mm로 평년 146.9mm에 비해 28.2% 수준)과 초속 13m의 순간최대풍속 등 강풍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4일 울진·삼척에서 10일간 이어진 산불은 1만6301ha을 태웠다. 종전의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매머드급이었다.  동해안 지역 산불은 가뭄과 강풍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데다 소나무 숲까지 한몫 한다는 것이 산림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난 3월 순간 최대풍속 초속 25m로 확산세가 매우 빨랐던 초기, 최초 발화지에서 10㎞ 이상 떨어진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 인근 산림까지 도달하는 데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초속 6m의 바람이 경사 30도의 산에 불 경우 바람이 없는 평지 조건과 비교해 약 79배까지 빠르게 산불이 번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이 나기 전 동해안 지역은 대부분이 건조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3개월 전국 강수량은 13.3㎜로 평년 대비 14.6%에 불과해 산불 발생 위험성을 높였다.  이밖에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 소나무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소나무는 침엽수로서 잎이 두꺼운 활엽수 종에 비해 산불에 취약하다. 불에 타기 쉬운 송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안에는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이 많다.  우리나라 산림은 70%가 소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로 이뤄져 있다. 소나무는 국내 숲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비중이 큰 수종이다. 특히 동해안 일대는 대부분 수분이 적어서 불에 쉽게 타는 침엽수과 소나무로 이뤄졌다.  대형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산불확산에 용이한 산림지형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산림청도 편백이나 참나무, 백합나무 등 활엽수 식재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 산림 활엽수림은 27%에 불과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여러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동해안 지역은 대형 산불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산불 예방은 물론 치유효과가 높은 수종으로의 전환 등 조림정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상주 기자ksj09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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