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도매가격이 1년 새 70% 가량 폭락해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상반기 출하량 증가에 따라 양파 도매가격이 kg당 528원으로, 전년(1752원) 대비 69.8%, 평년(1100원) 대비 52.4%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양파 소비가 감소하고 저장 양파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3월 이후 조생종양파까지 출하하면 농가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가격이 폭락하자 전국양파생산자연합회는 지난 2월 23일 전남 고흥, 24일 제주 서귀포 등지에서 정부의 양파 수급 대책을 요구하며 양파밭을 갈아엎었다.
이들은 △최저생산비 지원(700원/kg) △저장양파 즉시 수매 후 시장 격리 △조생양파 출하 정지 확대 △코로나19 피해 농가에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양파 생산 농가들이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양파 소매가격이 1kg에 1964원으로, 평년(2265원)과 큰 차이가 없으며 도매가격은 590원으로 소비자들이 도매가보다 3.3배 높은 값에 양파를 구매하고 있다.
정희용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출하 연기와 산지 폐기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양파 소비의 90%를 차지하는 식당과 급식업체의 수요가 감소해 양파 가격이 급락했다"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양파 농가에 재난지원금 지급, 수출길 모색, 소비촉진운동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호 기자hoya15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