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언제나 물리적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라 자주 감정적으로 흐른다.    실제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유달리 길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 닦는 2분이라든가 신호를 기다리는 1분 10초라든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1분이 그 예다.    그 시간들이 유달리 길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몸이 있는 그곳에 생각이 함께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은 여기서 이를 닦고 있는데 생각은 이미 현관문을 열고 나갔거나 자동차는 이미 신호를 통과했거나 엘리베이트는 지하주차장을 내려갔기 때문이다.    명상이란 일상생활에서 내 몸이 있는 이곳에 생각이(마음) 함께 머물게 하는 일이다.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잠 잘 때 잠만 잘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명상은 없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생각이 몰려오고 몰려가는 파도 같아서 진공 상태 일 때가 없다.    내 몸은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과거로 가서 자책하거나 미래로 가서 없는 걱정을 당겨하느라 머리가 복잡하고 고민스러운 것이다.    명상은 생각을 비우는 게 아니라 생각을 관찰 하는 일이라 불교에서 말하는 늘 깨어 있으라. 알아차리라는 화두가 명상의 첫 걸음이 된다.  산책은 뇌에 행복물질인 세레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일이다.    산책 명상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보다 3~4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는 일주일에 평균 서너번 정도 10000 보 이상을 걷는데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글이 안 풀릴 때마다 산책은 내가 마련한 정신의 보약이다.    계절 따라 바뀌는 공원길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걸을수록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재편성되는 느낌이 있어 좋다.    산책 명상이란 내가 지금 내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마음을 집중 시키는 일, 온전히 현존해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는 일이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명상은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이다.  나는 20년 이상 조간신문을 구독 했는데 신문을 읽을 때마다 낭독을 원칙으로 했다.  언제나 소란스럽기만 한 정치면의 대문짝 기사는 패스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면은 오피니언 리더 들이 쓴 뒷부분이다.    직업도 다르고 나이도 환경도 다른 이들이 각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읽는 일은 흥미로웠다.    인간은 문자 언어 이전에 음성언어가 먼저였다. 낭독은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고 뇌에 새겨지는 3가지 감각을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묵독을 할 때보다 세 배 이상 머리에 남는다고 한다.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문장의 리듬을 나도 모르게 체화할 수 있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소리 내어 읽다가 어느 지점에서 자꾸 틀린다면 틀림없이 내가 읽고 있는 이 지점에 내 생각이 함께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밥 먹을 때 밥만 먹는 것은 도 닦기 만큼이나 어려운가? 답은 `그렇다`이다. 오죽하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을까?    밥 먹을 때 밥 먹는 일에만 집중하면 밥이 달게 느껴진다.    내 생각을 통제 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3일만 훈련하면 가능하다.    내 몸이 있는 이곳에 내 마음을 두고 관찰 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내 영혼을 보살피는 좋은 방법이다.    날마다 하는 설거지도 반찬을 만드는 일도 집중 하다보면 재미를 느낀다. 재미있는 일상은 생활의 윤기를 플러스 시킨다.    무슨 일이든 생각을 현재로 불러들이면 고민은 줄어들고 행복감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삶이 심플해 지는 지점이다.  명상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다.    어떤 면에서 여행이 명상과 닮아 있는 이유도 현재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가 여행지에 돈 고민을 관계 고민을 데려가겠는가?    그러므로 명상을 통해 생각을 통제하는 훈련을 하면 일상이 다 여행이 될 수 있다.    이도 저도 귀찮아 질 때는 가만히 누워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내 몸을 스캔하듯 명상을 해 보시라.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질 것이다 가벼운 마음이라면 시간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끌고 가는 튼튼한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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