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밥상 물가가 또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업계 등에 따르면 유럽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밀은 전 세계 수출량의 12%를, 옥수수 수출은 16%를 차지한다. 이들 품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 가격도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밀은 지난 24일 장중 가격 제한폭(10%)까지 상승한 뒤 9년래 최고치인 부셸당 9.34달러를 기록했고, 옥수수도 8개월래 최고치인 7.13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군사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가격이 더욱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국가에서 들여오는 원재료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 악화 시에는 가격 인상 여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이들 지역의 농산물 의존도가 높기에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사료 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주로 수입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의 최근 3년간(2019~2021) 밀·옥수수 연평균 수입량은 1540만t으로 이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産) 비중은 전체 10%가량이다.  사료 가격이 인상된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육류 인상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밀과 대두유 등을 주원료로 하는 라면과 가공식품 등도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이미 국내 밀가루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감이 높던 지난해 12월 8.8%, 지난 1월 12.1%가량 상승했다. 국내 밀가루값이 오를수록 빵, 국수를 비롯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까지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 인식 아래 지난 23일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우선 가격 상승 시에는 업계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에 대한 금리를 2.5~3.0% 인하하고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수급 문제와 관련해선 사료업계와 신규 계약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원산지로 입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밀-옥수수 사료용 곡물 간 배합비중 조정, 안전재고 일수를 30일에서 60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 2020년 8월 이후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만큼, 상황 악화 시에는 수급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즉각적인 대응태세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사료용 밀의 경우는 7월 말, 옥수수의 경우는 6월 중순까지 소요되는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하지만 정세 불안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아야 한다.  또 국제 유가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국내 휘발유 가격도 6주 연속 치솟았다. 특히 서울 지역에선 이미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고 가격은 2591원에 달했다.    전국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동네는 서울 용산구로 리터당 평균 2100원 마저 돌파했다. 반대로 가장 싼 동네는 부산 북구로 리터당 평균 1600원대였다. 차이가 리터당 500원 넘게 났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749.93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리터당 1046원으로 중형세단(2000cc) 기준 60리터의 주유통을 가득 채울 경우 6만2760원 차이난다.    주유소별 가격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땅값때문이다. 주유소는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데 유류 판매가에는 정유사의 유류 공급가와 함께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가 포함된다.  국내 유가 상승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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