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 이달 23일 13만명, 다음달 2일 18만명에 이를 것이란 방역당국 예측보다 확산속도가 빠르다. 신규 확진자 수 폭증으로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당국에선 지난 주말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거리두기 완화를 결정했다. 오미크론 치명률이 델타 대비 낮은 점을 들어 현 상태를 `풍토병 전환 초입 단계`로도 정의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가 확진자 발생에 비해 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률이 낮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위중증·사망자 발생은 앞으로도 계속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 현재의 위중증 환자 수치는 이미 1~2주 전에 확진됐던 환자로 그동안 확진자가 늘어난 만큼 중환자도 계속 늘기 때문이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145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확진된 9만9573명에서 하루만에 7만1879명 증가한 수치다. 위중증 환자는 512명으로 전날 480명보다 32명 증가했다. 지난 1월 19일 532명을 기록한 이후 35일 만에 500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10일 기록한 282명에서 81.6% 증가해 2주 새 2배에 좀 못 미치게 늘어났다.
하루 새 사망자도 99명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누적 사망자는 7607명이다. 일주일 동안 405명이 사망했고 하루 평균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만 전체 확진자 수가 워낙 큰 폭으로 늘어나다 보니 누적 치명률은 전날 0.35%에서 이날 0.33%로 감소했다.
일단 방역당국은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확진자수 증가추세에 비해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 속도는 빠르지 않고 앞으로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이유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1일 "확진자 발생은 1월 3주에 비해 14.7배가 늘어 전반적인 발생 지표는 악화됐으나 위중증 확진자는 1.63배, 사망자는 1.25배가 늘어 지난 델타 유행 상황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22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8%, 중증화율은 약 0.38%로 이전 델타 변이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아닌 환자 수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확진자 수가 워낙 크게 늘어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발생하는 환자와 사망자 수치는 이미 2주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환자들이다보니 그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만큼 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지금 나오는 숫자가 확진자 7만~8만명대에 확진된 사람들이다. 오늘처럼 17만명 수준이면 위중증과 사망자도 2배 가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중증환자 수가 추세대로 늘어 2000명이 넘으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된다. 위중증화률, 치명률 자체는 낮지만 확진자 수가 너무 크게 늘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처방되는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처방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감염 초기에 투약할 경우 위중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오미크론 특성상 위중증률은 낮지만 경증이라도 입원환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제때 입원하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