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코로나19는 현재까지 매일 뉴스의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전대미문의 질병에서 의학자들은 흥미로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과 감염된 뒤 중증 상태로 발전하는 위험성이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급격히 퍼졌던 이탈리아와 최근 358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터키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감염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감염된 이후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확률 또한 여성에 비교해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호르몬이라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이 그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코로나19가 세포 내로 침투할 수 있는 통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두 개의 연구가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치료를 받는 전립선암 환자에서 코로나19의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두 연구 모두 4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큰 규모로 진행됐으나 한 연구는 예방 효과가 있음을, 다른 한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서로 다른 결과를 보고했다.  그러나 현재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예방이나 치료적 목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것은 전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평소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성이 크다는 연구도 있다. JAMA 네트워크에 발표된 워싱턴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코로나19 감염 남성이 중환자실 치료를 받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더 높았다고 했다. 이는 연구자들에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의문을 낳게 했다.  테스토스테론이 낮으므로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태로 쉽게 발전하는지 아니면 코로나19가 악화해 테스토스테론이 낮아졌는지 하는 의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저하된 경우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코로나19는 고환혈관장벽을 돌파해 고환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고환의 남성호르몬 생성과 정자 생성능력을 떨어뜨려서 코로나19 환자의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에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질환의 경과에 도움이 될까? 미국 마이애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불행히도 테스토스테론을 코로나19의 치료제로 활용하는 것은 정맥 혈전증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우려가 있으므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남성갱년기 증상으로 테스토스테론 치료 중이던 남성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32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치료에 따른 정맥혈전증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부터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테스토스테론과 코로나19간의 연관성은 현재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 테스토스테론이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중년 이후의 남성에서 평소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만약 결핍증상이 있다면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남성호르몬을 유지하는 것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남성건강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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