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대구지역 직장인들의 회식·약속 장소가 밀집한 대구 수성구 들안길 일대. 이곳에서 만난 40대 박모씨는 "한동안 뜸했던 예약이 많아질 것 같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는 들안길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그는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방침에 한동안 오후 9시 이후 가게는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그동안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했지만 오후 9시쯤 되면 손님이 사실상 뚝 끊겼다"고 했다.  박씨는 "오늘부터 영업제한 시간이 완전히 풀려 밤 늦게까지 영업할 수 있게 됐으니 손님이 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대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5단계로 하향 조정된 이날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쌓인 피로감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다"며 환영했다.  이날 낮 12시쯤 수성구청 인근에서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업주는 점심 손님을 받으면서 "오늘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를 하니까 저녁 시간에도 많이 찾아달라"고 손님들에게 당부했다.  시민들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직장인 이모씨(49)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그동안 밤 약속을 잡지 않았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돼 당장 오늘 저녁부터 약속이 2건 잡혔다"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까 우려도 되지만 예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7월부터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해제 또는 완화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대구에서는 이날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완화됐다.  유흥주점발(發)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최근 1주일 동안 97명이 확진돼 하루 평균 13.8명꼴로 감염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는데다 병상 가동률이 20%대로 낮아진 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 누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무도장 등은 이용 시간제한이 해제됐으며 오후 10시까지인 식당·카페, 목욕탕, 실내체육시설도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  앞서 대구시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유흥시설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지난달 22일 유흥시설 집합금지 조치에 이어 이달 5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해 왔다.  거리두기 완화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완화 시점이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방역 방심을 틈 타 재확산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영국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인도발(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큰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가 자칫 또다른 대유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진화해 전염력이 올라가는 추세에서 거리두기를 급격하게 하향 조정하는 것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며 "특히 여름 휴가철에 방역 경각심이 떨어지면 그나마 형성된 백신 효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더라도 개인별 방역수칙 준수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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