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비슬산 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두고 지역 환경단체와 장애인·노인 단체의 목소리가 팽팽하다.
반대하는 환경단체 측은 환경 훼손과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인·장애인 단체는 교통약자에 대한 관광 향유권 보장 등을 명분으로 건설을 지지하고 있다.
14일 달성군에 따르면 이날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 이장기 회장 등 8개 구·군 지회장 9명이 대구환경청을 방문해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립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그동안 노인들의 관광 활동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케이블카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비슬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케이블카 사업은 노인·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의 관광 향유권을 보장해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복지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비슬산 일대의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유가사, 용연사, 대견사 등 3개 사찰의 주지와 신도회장이 대구환경청을 방문해 건립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4월에는 대구시장애인단체협의회 소속 장애인단체 회장들이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사업 지지에 적극 동참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장기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장은 "케이블카 사업을 단순히 수익사업이나 환경적인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경관을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도 있다"며 "케이블카가 설치될 수 있도록 지역 기관·사회단체와 함께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환경운동연합과 경실련은 최근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는 등 반대하고 있다.
비슬산의 천연기념물인 암괴류와 멸종위기종 서식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공익 감사 청구서에는 케이블카 사업의 투자 심사가 적정성 여부와 달성군이 과도한 이용객 수요를 추정해 부당한 처분을 했는지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미 산 정상부까지 운행하는 전기차와 투어버스가 있는데 케이블카에 또 310억원 전액을 군 혈세로 퍼붓는 것은 행정력과 예산 낭비"라며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현상 변경 심의 등 난항이 예상돼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성군은 오는 7월부터 1년 6개월간 군비 310억원을 들여 비슬산자연휴양림 공영주차장~대견봉 1.9km 구간에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를 건설할 계획이다.
박강석 기자parkze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