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아파트가 이뤄내는 경관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현재 건축사들은 자신이 세운 아파트 가치를 높이고자 경쟁사보다 한 층 더 높게 짓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초고층 건물을 만든다.
이런 건설 수준은 앞서가는 개발도상국 이미지 또는 발전된 건술 기술력의 방증이지만 재난·화재상황으로 시선을 옮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재유형별 최근 발생 건수을 보면 주거시설의 화재 발생 비율은 23.2%로 비주거시설(39.2%)에 비해 낮다. 반면 주택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6.3%, 부상자는 40.7%로 높은 비율을 보여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시급하다.
주택용 소방시설에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 두 종류가 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 또는 열을 감지해 내장된 음향장치로 경보음을 울리며 화재사실을 알려 신속한 대응을 돕는다.
가격은 만원 이내로 저렴하고 인터넷 판매점, 대형마트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설치도 나사못을 이용한 단순 부착 형태로 용이하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단계에서 소화제가 갖는 냉각 또는 공기 차단 등의 효과를 이용해 불을 끄는 운반이 가능한 기구로 포말·분말·할론·이산화탄소 소화기 등이 있다.
흔히 주택용은 ABC분말소화기를 말한다.
소화기는 각 층에 하나씩 설치하고 바닥 면적 약 10평 이상마다 1개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1개씩 필요하다. 다시 말해 거실 1개와 방이 3개 있는 전용면적 84㎡ 이상의 주택의 경우 소화기 2개, 감지기 4개를 설치하면 된다.
지난 2017년 2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각 세대에서 주택용 소방시설을 구비한다면 주거 내 화재에 대한 엄청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현재 소방청에서는 다양한 정책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에게는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이 가깝게 다가서지 못한 거 같다.
섣불러 일을 그르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젠가 생활 속 필수 용품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이 자리잡아 현대사회 파수꾼으로 각인될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