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경북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중 50인 미만 기업은 전체 1972개사 중 88.9%인 1756사에 이른다. 전자산업의 뿌리산업인 주조·사출, 금형·정밀가공·열처리 업체가 산재해 있는 구미지역 중소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력을 구하지 못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이들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특수성과 힘든 일을 꺼리는 사회적 현상으로 국내 생산인력을 구하기 힘든 가운데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마저 막힌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 인력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공단 입주기업들은 하나같이 "일이 많을 때 근무시간을 늘리고 없을 때 줄이는 등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운영할 수 있으면 기업은 생산량이 늘어 좋고 근로자들은 수입이 많아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데 왜 근무시간을 강제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자동차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A씨(61)는 "자동차부품 공장의 경우 전자 업종보다 일이 힘들어 사람 구하기가 힘든데 같은 임금이라면 더 편한 일을 찾으려 하지 않겠느냐"며 "정부의 성급한 정책으로 인력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요즘은 잔업을 하라고 해도 `일이 있거나 몸이 좋지 않아 안 한다`고 하면 잔업을 시킬 수 없고 근로자 또한 억지로 일을 하지 않는다"며 "예전과는 현장 근무 사정이 많이 달라진 만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B씨(52) 역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속이 타들어 간다.  B씨는 "구미지역 기계정비, 조립·정밀금속가공 업체의 대다수는 대기업 협력사나 하도급 업체인데 대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고 납기를 늘려주겠느냐.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업체의 몫이 된다"며 "현장의 특수성과 실질적인 사정은 살피지 않은 정책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기업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먼저 시행된 구미지역 대기업에 다니는 근로자 C씨(34)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수입이 줄면서 걱정이 크다.  4살, 7살 아이 둘을 키우는 C씨는 주 52시간 근무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수입이 줄다 보니 생활비 외에 당장 아이들에게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학원비를 내고 나면 지갑이 텅 빈다.  여가 시간은 많아졌지만 얇아진 지갑 때문에에 가족과의 여가생활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 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주당 60시간까지 추가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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