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내 일반고 학생평가의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시험지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안동의 모 사립학교에 뒤늦게 감사를 벌이고 일반학교의 보안시스템 전반도 점검하고 나섰다.  `터질게 터졌다`라거나 `뒷북 교육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너무나 손쉽게 시험지가 외부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발생한 안동지역 모 사립학교의 시험지 유출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새벽 경북 안동 모 고교에서 전직 기간제교사 A씨와 학부모 B씨, 행정실장 C씨가 합작해 시험지를 빼돌리려다 발각됐다.  학교측은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건조물침입 사건으로 조사했으나 영상을 확인한 결과 시험지 유출 정황이 드러났다.  14일 이들 세 사람은 모두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해당 학생은 그동안의 모든 시험이 영점 처리된데다 퇴학 처분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학교측의 관리소홀로 시험지는 쉽게 유출됐다. 전직 기간제교사인 A씨는 학교를 퇴직한 지난해 2월 이후 1년이 넘도록 지문인식기를 마음대로 사용해 출입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퇴직 이후 최소 7번 이상 출입한 기록이 남았다고 한다.  C 행정실장은 이들의 출입을 알면서 눈감아주고 CCTV 기록을 삭제하려고 하는 등 도움을 주기까지 했다.  시험지 보관장소도 교무실내에 있어서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학생에 나눠줄 시험지 외에 여분의 잘못 인쇄된 시험지가 남아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빼돌린 시험지를 딸에게 보내 시험을 치르게 했다. 해당 학부모의 딸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시험의 공정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받을 상실감이나 충격이 컸을 것이다.  학교 측의 허술한 시험지 관리에 대해 경북도교육청도 전혀 예측을 못했다. 이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13일 이번 시험지 유출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현장 대응단을 꾸려 지원을 했으며 관련자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학교에 대해서도 빠른 시간안에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학생들에게도 심리치료를 시행해 충격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도내 전체 일반고에도 긴급 보안점검을 했다. 17일 일반고 교감을 상대로 줌회의를 개최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긴급 보안 점검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내신을 반영하는 시험인데도 불공정하게 치러진데 대해 허탈감이 크다"고 말하고 "다른 학교들의 시험지 관리는 어떻게 되는지…. 이 학교뿐일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마다 시험 때는 시험지 인쇄장소에 대해 24시간 CCTV를 켜놓고 감시하고 있으며 인쇄된 시험지는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고 향후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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