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어 제6호 태풍 `카눈`까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최근 뛰기 시작한 과일 물가 상승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과실` 지수는 127.05(2020=100)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2% 상승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하 전년 대비 2.3%)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고공행진이 이어졌지만 과일 가격만큼은 지난해 4분기부터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1월과 12월 상승률 0.8%를 기록한 후 올해 △1월(-3.9%) △2월(-3.1%) △3월(0.6%) △4월(-2.6%) △5월(-1.3%)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6월 2.2%로 상승 전환한 후 지난달 5.2%를 기록하며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달 과실 물가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과(22.4%) △귤(18.5%) △밤(14.4%) △파인애플(14.4%) △딸기(11.5%) 등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과실 물가는 집중적으로 쏟아졌던 비가 악영향을 미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7월 호우로 인해 과수농가 3043㏊가 피해를 봤다.  이달에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350㏊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다음 달까지도 태풍 등 자연재해는 과실 물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큰 피해를 줬던 태풍 `힌남노`는 9월 6일 한반도에 상륙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물가가 뛸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통상 8월에 태풍이나 폭염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에 일부 애로가 있을 수 있고 9월 말에는 추석이 있다"며 "이럴 때는 늘 명절 특수가 있기 때문에 대체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 압력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8월호 과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8.7% 줄고 평년보다 9.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배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21.8% 줄고 평년보다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통시장 한 채소전에서는 강원도산 고랭지 알배추 3포기가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알배추 3포기 1만원, 무 하나에 3000원~4000원, 깻잎과 상추는 1근(400g)에 1만원에 달하는 등 채솟값이 금값이 되면서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위협받고 있었다.  상인들도 답답한 심정인 것은 마찬가지다.  공판장에서 배추 12포기 1박스 가격이 지난달까지만 해도 2만원이었는데 이제는 4만4000원이다.  3개를 만원에 파니 12개를 팔아봐야 4만원이다. 밑지고 파는 것이다.  폭우로 비를 맞은 배추가 폭염에 노출돼 잎이 녹는 등 제대로 된 상품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품귀현상으로 배춧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깻잎도 마찬가지라 이문을 생각하지 않고 팔고 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잘 안 팔려서 장사하는 데 손해가 많다.  밤마다 안 팔리는 채소들을 버려야 하는 노점상들이 많다.  6호 태풍 `카눈`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1565.4㏊로 파악됐다.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태풍 피해로 인해 채소와 축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전체적인 `장바구니 물가`가 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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