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흑석사(黑石寺)는 영주시 이산면 박봉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창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나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처음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의 기록에서도 드러나지 않다가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 이름과 위치가 등장하고 1799년에 저자 미상의 `범우고(1799)`에서 폐사됐다는 사실이 수록돼 있다. 광복 이후 옛 흑석사 터에 사찰을 다시 지으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됐다.
창건부터 폐사, 재건까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그럼에도 옛 흑석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문화재들이 경내 곳곳에 간직돼 있어 사찰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흑석사 경내의 불상 문화재들은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국보로, 석조여래좌상은 보물로, 마애삼존불상은 경북도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그 중 국보인 조선시대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1992년에 불상의 몸속에서 복장유물이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조선 세조 4년(1458)에 법천사 삼존불 가운데 본존불로 조성된 것임이 밝혀졌다.
법천사가 정확히 어느 곳에 있었던 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주자 명단이 들어있는 `불상조성권고문`을 비롯한 불교부적 등이 있어 조성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복장유물 중에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백지금니 묘법연화경-변상도` 2건이 이번에 국보로 추가 지정됐다.
묘법연화경은 `화엄경`과 함께 한국불교사상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경전으로 보통 `법화경`으로 불린다.
특히 조선시대의 법화경 간행은 경전 연구라기보다 경전신앙(經典信仰)에 의해 시주자들의 공덕을 위해 간행된 경향이 짙다.
법화경을 관통하는 핵심은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다 열려 있음`을 천명한 것으로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우리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 것이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 속에 이름을 남긴 조선시대 시주자들 또한 그런 절실한 마을을 담아 기도하며 불상을 조성하고 묘법연화경을 썼을 것이다. 그 소중한 기도가 흑석사의 국보로 간직돼 오늘날의 우리가 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이정표가 됐다.
장영우 기자ycyw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