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 송이 생산 농민들이 열흘간의 산불로 모든 것을 잃어 실의에 빠졌다.
화마가 지나간 곳은 울진군에서 송이 생산이 가장 많은 북면, 죽변면, 금강송면으로 전체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한다.
14일 산림조합 등에 따르면 송이는 토양, 주변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아 자연적으로 자란다.
그러나 산불 피해지역에서는 소나무와 토양, 주변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더 이상 송이가 자랄 수 없다.
조합 관계자는 "최소 30년은 지나야 소나무 뿌리에서 송이가 자랄 수 있는 균이 생성된다. 산불이 지나간 곳에서는 더 이상 송이 채취가 어렵다"며 "내년뿐 아니라 향후 울진지역의 송이 수확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지역에서는 산림조합원 외에도 상당수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송이를 채취해 생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군 북면에 사는 한 농민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송이 따는 일뿐이다. 수십 년간 산을 다니며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송이밭이 다 타버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송이는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몇십년은 송이를 구경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산불로 생계가 막막해진 송이 농가를 보상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울진지역의 송이 생산량은 1만2159kg이다.
한편 산불 피해지역의 조림 상태를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빨라야 20년, 토양 복구까지에는 100년 넘게 걸린다.
울진 1만80463ha, 삼척 20369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 등 총 2만4940ha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만큼 긴급진단 및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산림피해 복구계획 수립에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위성영상 분석, 드론 촬영 등 현장조사를 비롯해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불피해 등급·분류 알고리즘 등과 병행해 분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선 연내 완료할 `응급복구`와 연차적으로 추진할 `항구복구`로 구분한다.
`응급복구`는 생활권 주변지역 피해 방지를 위한 긴급벌채와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사방사업으로 추진된다. 사방사업은 장마가 오기 이전인 6월 이전 이뤄진다.
국가중요시설인 한울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삼척 LNG기지, 울진 불영사, 울진 금강송 군락지 등 주변에 대한 내화수림 조성 작업도 펼쳐진다. 내화수림 조성은 애초부터 불에 강한 수종을 식재해 산불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작업이다.
김상주 기자ksj09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