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및 재활 현장에서는 물리치료사가 미래 유망 직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존에 병원 등 의료기관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물리치료사 수요가 운동선수 전담 트레이너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리치료사의 꿈을 가지셨다면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에서 펼쳐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물리치료과를 졸업한 신경환씨(31)의 말이다. 신씨는 2019년 1월 기계체조 국가대표팀의 트레이너로 합류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지내며 올해 9월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씨는 이미 한차례 금빛을 맛 본 터라 기대가 크다고 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신재환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운 숨은 주역이 바로 신씨다.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신씨가 누구보다 기뻐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돼 외신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씨가 물리치료사의 꿈을 키운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축구를 하다가 무릎을 크게 다쳤다. 신씨는"몇 달 동안 목발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는데 재활을 도와주신 병원의 물리치료사 선생님을 지켜보면서 매우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통증 원인과 거동이 힘든 이유 등을 매우 상세히 설명해 주셨는 데 이러한 과정에서 갖고 진로를 희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신씨는 2015년 졸업 후 대구 박병원에 취업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의료적인 역할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2018년 어느 날 그에게 한 남성이 허리를 부여잡고 찾아왔다. 거동조차 힘들어 보였던 그는 자신을 이종격투기 선수라고 소개했으며 심각한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은퇴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신씨는"그의 표정을 보고 통증을 없애 주는 것을 넘어서 반드시 재기를 돕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며 퇴근 후에도 재활 공부를 위해 책상을 떠나지 않았다. 다시 일어선 남성은 결국 챔피언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신씨는"그가 챔피언에 등극한 바로 다음날 온 몸이 멍이 든 채로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너무나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명열 기자rositant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