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3%를 돌파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는 하지만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다시금 고조되는 분위기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지난 2012년 2월(3.0%)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하게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물가안정의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에 있어선 무시 못할 숫자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이동통신요금 지원의 기저효과(0.7%포인트(p))가 크게 작용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의 일환으로 통신요금을 차감해준 것이 통계에 반영되면서 통신비 소비자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뚝 떨어졌는데 올해 들어선 이러한 지원이 없다보니 0.7%p가 고스란히 뛰어 오른 것이다.  무섭게 치솟는 국제유가는 소비자물가의 시계를 흐리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지난 8월 배럴당 68.8달러에서 9월 72.2달러로 올랐다가 10월 들어 81.2달러로 또 올랐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도 에너지 수급불균형 지속 등으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격 오름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 3% 돌파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바였다.  그러나 막상 3%대 물가가 현실이 되자 인플레이션 공포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 조짐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달에도 소비자물가가 3%를 돌파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11월 기준금리 인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기존의 1.25%에서 0.75%로 내리는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으며 같은 해 5월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해 0.50%로 낮췄다.  이후 16개월째 0.50%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되다가 지난 8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0.25%p 상승해 0.75%로 올랐다.  금융권은 오는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이 이미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들어 급등한 물가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짙어졌다는 평가다.  한은에서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 점차 둔화되겠지만 당분간 2%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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