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목표 수준인 2%로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물가 재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폭우·폭염이 나타나면 농산물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 기준=100)로 지난해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달(2.7%)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3%포인트(p)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에 달한 후 11월 3.3%, 12월 3.2%, 올해 1월 2.8%로 둔화했다. 이후 지난 2월과 3월 3%대로 재반등하기도 했으나 4월부터 3개월 연속 2%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동월 대비 13.3% 상승했다.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지난 2월~5월 20% 내외 상승률을 지속하던 데 비하면 크게 둔화했다. 지난달 대비로는 5.3% 하락했다. 가공식품 또한 지난해 동월 대비 1.2% 상승해 지난달(2.0%) 대비 둔화한 모습을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하락해 2%대를 나타내면서 앞으로도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자리잡은 국제유가가 최근 중동 분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오는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1.84달러(2.3%) 상승한 83.38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4월 26일 이후 두 달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오는 9월 인도분 가격도 1.60달러(1.9%) 오른 86.60달러 종가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4월 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오른 국제유가는 통상 2주~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적용되는 만큼 당장 이달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물가당국 내에선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선제적 금리 인하론`을 띄우고 있는 여권의 목소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8일~27일 소기업과 소상공인 300개 사 및 중기업 200개 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0.6%가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46%는 `인하가 매우 필요하다`고 했다. 이유로는 원리금 상환부담, 물가안정 목표 이미 달성, 투자·고용 확대 등을 들었다. 한국은행이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이 10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소비 회복이 더디고 고금리가 장기화한 탓이다.  최근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등 여권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요구가 빈번해지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11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 우리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최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금리 인하는 환율시장 흐름과 수입물가 등을 봐가며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내수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의 각종 경제지표가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통화당국의 결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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