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 강화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러 간 무기 거래 가능성 현실화에 무게를 뒀다.  전문가들은 북러 협력 강화가 동북아에서 안보 블럭 간 대결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북러 협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억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적·외교적 우호 관계가 증대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 총비서나 푸틴 대통령도 군사 정찰 위성 및 핵 추진 잠수함 관련 북한의 야망에 대한 러시아 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위해 러시아에 대량의 북한 포탄 판매를 포함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정상이 공개적·노골적으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확인하는 것을 꺼릴 수 있지만 양국 간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민간 로켓 발사시설, 민간 및 군 공장, 러시아 태평양 함대 등에 대한 김 총비서의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새로운 탄약의 대가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군사 및 민간 기술에 대한 뷔페식 선택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북러 간 무기 거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그 대가로 러시아의 군사 기술은 북한에 빠르게 성장하는 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 전력의 추가 개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의 동맹인 한국 및 일본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엘런 김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과 함께 작성한 분석 글에서 "김정은은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고 전쟁을 연장시킴으로써 한국은 물론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푸틴도 북한이 보다 강력하고 생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도록 지원함으로써 한국과 함께 한반도에서 확장억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러 간 협력 강화가 역내 안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운 선임연구원은 북러 간 이같은 협력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 능력을 연장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의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등 역내 안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양측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타운 연구원은 "이는 미국과 동맹들이 대처해야 할 새로운 도전 과제는 아니지만 확실히 이같은 흐름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것은 역내 안보 블럭의 공고화를 예고하면서 앞으로 이념 노선을 뛰어넘는 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석좌와 김 선임연구원도 "김정은과 푸틴은 무기 및 더 전략적인 무기 기술에 대한 그들의 협력이 유럽과 아시아 무대를 연결시킴으로써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의 안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기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북러 간 협력 확대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이후 한반도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북러 간 협력 심화는 중국에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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