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휘발유를 비롯한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로 외식 물가는 물론이고 국수와 밀가루, 식용유 등 가공식품 물가도 크게 뛰고 있어 국민들 생활이 팍팍해지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5월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2012년 1월(7.9%)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품목별로는 국수(33.2%)와 소금(30.0%), 밀가루(26.0%), 식용유(22.7%)의 상승폭이 컸다. 밀, 팜유 가격 상승 등 영향이다. 소금은 이상기후에 염전 면적 감소 등으로 천일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지난해 8월부터 두자릿수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식초(21.5%)와 부침가루(19.8%), 된장(18.7%), 시리얼(18.5%), 비스킷(18.5%), 간장(18.4%), 참기름(16.9%), 과일가공품(16.2%), 카레(16.0%) 등 22개 품목이 10%이상 가격이 올랐다.  가공식품 조사대상 73개 품목 중 오징어채(-3.4%)와 고추장(-1.0%)만 가격이 내렸고 홍삼과 편의점 도시락은 보합세(0.0%)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가공식품의 물가 기여도도 0.62%포인트(p)에서 0.65%p로 소폭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기름값 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12년 9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섰다.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는 시대에 유가마저 뜀박질하니 서민들이 느끼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기름값 때문에 차를 집에 세워 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무서워서 시장 가기조차 꺼려질 정도다.  건설 현장 크레인이 멈춰서는 등 현장의 인플레이션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유류비·난방비 부담에 그치지 않고 제조·유통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전체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휘발유 값과 경유 값 인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당연히 자동차를 생계 수단으로 하는 서민이다. 소형 트럭 운송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진 마당에 연료비 부담마저 크게 늘어 고통받을 것이다. 대형 카고트럭과 덤프트럭, 대형 중장비 사업자들은 아예 망연자실할 지경이다. 사실상 모든 택시가 사용하는 수송용 LPG 값도 오르고 있으니 앉아서 수입이 줄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류세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뒷북 대응에 나서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급증으로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서민이 겪고 있는 고물가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동시다발적인 위기가 일시에 닥쳐올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시급하다.  정부가 지금 할 일은 시장의 투명성 확대, 가격구조를 올바로 잡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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