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닫은 안동의 폐교 2곳이 향토문화 수집에 열정을 가진 두 시민의 손길에 힘입어 생활문화가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16년 폐교된 (구)풍서초등학교는 `안동역사문화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안동중학교 와룡분교도 지난 2018년 교문을 닫았으나 20세기 다양한 추억을 선사하는 `추억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안동역사문화박물관`은 간송에 버금가는 전문 식견과 열정을 가진 향토사학자 권영호(70)씨가 사재를 털어 지난 2019년 문을 열었다. 40여년 간 향토자료를 수집해 1998년 하회마을 입구에서 유교문화전시관을 운영해 오다 폐교를 임대해 옮겼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1층과 2층 10개 교실을 전시실과 수장고로 꾸몄다. 여기에 조선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고문서류와 전적류, 민속자료, 근·현대 자료, 초등 교육자료 등 수만점을 주제별로 전시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내외가 이곳을 찾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뿐 아니라 1300년대 간행으로 추정되는 배자예부운략과 추사 김정희 친필, 퇴계선생문집과 매화시첩, 보백당선생실기와 정부인장씨실기, 김만중의 고대소설 `구운몽` 등 수많은 희귀 고서적류를 볼 수 있다.  50∼60대 추억을 선사하는 자료도 눈을 끈다. 불온 삐라 신고포스터와 오래된 만화포스터와 만화책,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 지금은 볼 수 없는 오래된 농기구 등이 재미를 가미시켜 준다. 관람요금은 대인 5000원, 청소년 3000원이며 권영호 관장이 직접 가이드를 담당해 전시물 가치를 배가시켜 준다.  와룡면 지내리 (구)안동중학교 와룡분교에 소재한 `안동추억박물관`도 20대부터 70대까지 추억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서울 동일여고에서 40여년 교편을 잡다 퇴직 후 고향의 폐교를 임대해 박물관을 개관한 최남도(68)씨의 열정도 남다르다. 40여년간 수집한 수 만점의 20세기 생활유물들이 21세기에 이르러 색다른 추억거리가 되고 있다.  전시관 초입에 비치된 1960년대 바리깡은 씹혀 들어간 머리카락으로 인해 금방 따가움이 전해오는 듯하다. 오래된 다리미와 대패도 옛날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 부끄러워 눈 가린 손가락 사이로 보던 극장 포스터는 조조할인을 추억하게 한다.  1926년 6.10만세 사건 후 영화 `아리랑` 홍보를 위해 제작됐다 일제에 의해 모두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던`아리랑 홍보전단지`가 원본으로 확인되면서 추억박물관의 자랑이 되고 있다.  동전으로 바뀌기 전의 500원짜리 지폐와 지금은 볼 수 없는 1원와 5원 동전도 눈에 뛴다. 오래된 전화기와 색 바랜 전화번호부, 아직도 눈에 선한 2G폰과 비디오 테잎, LP판,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오래된 금복주 소주병 등이 세월의 흐름을 되새기게 한다. 이밖에도 수많은 전시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오명수 기자oms722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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