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6번째 현충일이다. 해마다 현충일이면 조기(弔旗)를 달고 순국선열의 얼을 되새기지만 올해도 태극기를 다는 집을 찾기가 어려워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대한민국이건만 나라 사랑의 기초가 되는 태극기를 다는 모습은 점점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 뿐인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까지 북한의 3대 세습 독재권력을 추종하는 듯한 발언으로 귀를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권리를 누릴 대로 누리면서도 북한을 추종하는 몇몇 사람들이 우리 국민과 유공자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들은 6·25전쟁 발발 후 사흘만에 서울이 함락됐는데도 남침유도설이니 심지어 북침설을 주장한다.  해외 전문가들까지 북한 소행임을 인정한 천안함 폭침도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됐고 40명은 사망, 6명은 실종됐다.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한 정부가 침몰 원인에 대해 `북한의 어뢰공격`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게다가 생지옥을 탈출한 2만여 탈북자를 `변절자`라 비난하고 북한 인권운동을 `이상한 짓거리`라고 한 이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일도 있었다.  또한 북한과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인지 정보를 담은 대북전단을 뿌리는 행위도 법을 만들어 못 하게 하고 있다.  과연 그들의 조국은 대한민국인지, 김일성 공화국인지 아연해질 따름이다.  나라의 근본이 이토록 훼손된 것은 공산권이 무너지고 남북간 경제격차가 확연히 드러난 90년대 이후다. 80년대 신군부가 반공을 독재 유지의 이데올로기로 전락시킨 반작용으로 안보교육이 실종되고 국민들의 대북 경계심은 급속도로 느슨해졌다.  오죽하면 안보교육을 `안 보이는 교육`이라고 부를 정도다. 그 틈에 종북세력은 민주화라는 외피로 위장했고 386운동권은 주사파 양성소가 됐다. 이제는 국회에까지 버젓이 입성해 야권연대를 빌미로 정권까지 넘보게 된 것이다. 이런 환경이었기에 북한의 권력세습과 핵개발, 수백만명의 아사(餓死)가 터져도 송두율의 내재적 접근법이니, `우리 민족끼리`니 하는 궤변으로 외면하고 `해묵은 색깔론`이라며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지난 20년간의 국기 문란 과정이다.  호국영령들이 목숨 바쳐 지킨 나라에 살면서 그들의 넋을 달래주지는 못할 망정 종북의 미망에 갇혀 모욕하고 폄훼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는 29일이면 故 윤영하 소령 등 6명 젊은이의 목숨을 앗아간 제2연평해전 19주년을 맞는다.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호국영령들의 삶이 부끄럽지 않게 정부가 나서 이들의 명에를 지켜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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